강남도 아닌데 '월세 300만원'…월급 증발에 직장인 '한숨'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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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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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월세를 살면 숨만 쉬어도 한 사람분 월급이 없어지는 거나 다름없어요."(30대 회사원 강모씨)

서울 외곽 아파트 월세가 가파르게 뛰고 있습니다. 강남권 고가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었던 월세 300만원 수준의 계약이 최근엔 서울 외곽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에서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전세 물건 감소와 월세 전환, 공급 부족 등이 동시에 겹친 영향입니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지난달(4월 1~30일) 서울에서 거래된 임대차 계약을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월세 기준 서울 외곽 자치구에서 가장 높게 거래된 단지는 구로구 신도림동에 있는 '디큐브시티' 전용면적 105㎡로, 지난달 2일 보증금 1억원, 월세 360만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들였습니다. 같은 동에 있는 '동아1' 전용 169㎡도 지난달 20일 보증금 2억5000만원, 월세 300만원에 신규 계약을 맺었습니다.

다른 외곽지역에서도 300만원에 육박하는 월세 계약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전용 80㎡는 지난달 16일 보증금 5000만원, 월세 280만원에 신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같은 단지 전용 84㎡도 같은 달 11일 보증금 5000만원, 월세 265만원에 세입자를 들였습니다. 이 단지 전용 84㎡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320만원에도 매물이 나와 있습니다.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힐스테이트뉴포레' 전용 84㎡는 지난 19일 보증금 2억원, 월세 28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고, 이 단지 전용 59㎡도 지난 15일 보증금 1억원, 월세 250만원에 신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노원구 월계동 '월계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도 지난달 4일 보증금 1억원, 270만원에 세입자를 받았고, 금천구 독산동 '금천롯데캐슬골드파크1차' 전용 72㎡는 지난 4일 보증금 1억원, 월세 220만원에, 도봉구 방학동 '이에스에이아파트1' 전용 124㎡는 지난달 29일 보증금 1억원, 월세 200만원에 신규 월세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강북·구로구도 월세 300만원"…월급 증발에 무주택자 '한숨' [돈앤톡]

서울 외곽 지역까지 월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은 공급 부족 때문입니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 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은 4165가구에 불과합니다. 내년 1만306가구, 2028년 3080가구, 2029년 999가구 등입니다. 매해 서울 적정 수요가 4만6493가구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공급이 줄자 임대차 물건도 눈에 띄게 감소했습니다.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1만605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8955건보다 44.6%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월세는 1만7189건에서 1만5043건으로 12.5% 사라졌습니다.

집주인과 세입자들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졌습니다. 전세 사기가 부동산 시장을 흔든 이후 과거와 달리 전세 보증금을 '내 돈'이 아닌 '돌려줘야 할 돈'이라는 인식이 집주인들 사이에 퍼졌고, 이전처럼 목돈을 받아 투자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차라리 꼬박꼬박 받을 수 있는 현금이 낫다'는 흐름도 집주인들이 월세를 택하는 이유가 됐습니다.

세입자들도 전셋값이 큰 폭으로 치솟은 상황에서 높은 전세 보증금을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월세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정부가 '전세 흔적 지우기'에 나서면서 전세 대출받기 까다로워지면서 세입자들은 월세를 선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전문가들은 결국 공급 회복 없이는 월세 상승 압력을 낮추기 어렵다고 봅니다. 대출 규제와 공급 부족, 전세의 월세 전환이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임대차 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당장 전월세난을 완화할 해법이 있지는 않기 때문에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점점 커질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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