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밥 주고 안아주면 월 300만원"…'꿀알바' 소름 돋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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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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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 여자고 강남쪽 근무하는데 일이 바빠서 강아지 돌봐주실 분 찾습니다. 밥 간식 챙겨주고 안고 같이 놀아주면 월 300만원 드립니다."

최근 지역 기반 중고거래 및 구인·구직 플랫폼에 "강아지를 돌봐주면 월 300만원을 주겠다"는 고액 펫시터 구인 공고가 잇따라 올라와 이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언뜻 보면 초보자도 할 수 있는 단순 돌봄 업무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구직자의 명의를 도용하거나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전락시키는 전형적인 '미끼형 구인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

◇ 시세보다 지나치게 높은 급여…'꿀알바'의 함정

실제 중고거래앱 '당근마켓'에 최근 올라온 공고를 살펴보면, 작성자는 자신을 '을지로에 거주하며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30대 초반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주된 업무는 강아지 밥 챙겨주기, 포대기로 안고 있기, 간단한 놀이 등이다. '초보 가능', '부담 없이 가능'이라는 문구로 진입 장벽을 낮췄다.

문제는 급여다. 이러한 단순 가사 및 돌봄 노동에 제시된 금액은 무려 '월 300만원'. 통상적인 파트타임 펫시터 시세를 상회하는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비상식적으로 높은 급여를 제시하며 조건이 까다롭지 않다면 99% 구인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강남 직장 인근 픽업'이라는 상황도 미끼일 수 있다. 직장 근처 픽업 도움이라는 조건을 넣어 자연스럽게 지원자와 이동 경로를 맞추거나, 나중에 차량이나 현금 유통이 필요한 업무(심부름 등)로 유도하려는 전형적인 장치다.

◇ 강아지는 구경도 못 하고 전과자 전락할수도… 소름 돋는 3대 수법

지원자가 '지원하기' 버튼을 누르면 사기꾼들은 플랫폼 내부 채팅이 아닌 카카오톡 ID나 라인 등 외부 메신저로 대화를 유도한 뒤, 본색을 드러낸다. 경찰청과 법원 판례를 통해 드러난 주요 범죄 패턴은 크게 세 가지다.

가장 흔한 수법은 현금 배달을 시켜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에 연루시키는 경우다.

사기꾼들은 가짜 보호자 행세를 하며 "강아지 수술비(혹은 용품비)를 받아와야 하는데 출장 중이라 갈 수 없다. 대신 지정된 사람을 만나 현금을 받아 입금해달라"고 지시한다. 구직자는 단순 심부름인 줄 알고 돈을 전달하지만, 이는 보이스피싱 피해 자금을 세탁하는 ‘현금 수거책’ 역할로 사기 방조죄에 해당한다. 최근 법원은 "몰랐다"고 주장해도 비상식적인 급여를 인지했다면 초범이라도 실형을 선고하는 추세다.

아울러 비대면 대출 및 대포폰 개설로 명의를 도용하는 경우다. "프리랜서 고용 계약과 고용보험 가입에 필요하다"며 신분증 사진, 통장 사본, 그리고 본인 인증번호를 요구하는 수법이다. 이를 건네받은 사기꾼들은 구직자 명의로 알뜰폰(대포폰)을 개설한 뒤, 제1금융권과 저축은행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비대면 신용대출을 받아 잠적한다. 채무는 고스란히 구직자의 몫이 된다.

계정 탈취 및 중고거래 사기 이용에도 이용당할 수 있다. "지방에 있어서 동네 인증이 안 되니, 강아지를 돌보려면 먼저 당근마켓 앱 인증번호를 알려달라"고 유도하는 방식이다. 인증번호를 넘겨주는 순간 구직자의 계정은 탈취되며, 사기꾼들은 이 정상 계정을 이용해 명품이나 전자기기를 판매한다는 허위 글을 올려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다. 구직자는 졸지에 중고거래 사기범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다.

◇ "세상에 이유 없는 대가는 없다"… 의심되면 즉시 신고해야

한 중고거래 앱에 등장한 고수익 펫시터 구인 글

한 중고거래 앱에 등장한 고수익 펫시터 구인 글

이러한 범죄의 공통점은 '강아지 돌봄'을 미끼로 삼았을 뿐, 실제로 출근하면 강아지는 구경조차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사기꾼들은 오직 비대면 메신저로만 지시를 내리며 구직자의 개인정보와 노동력을 범죄에 이용한다.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안전 수칙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우선 플랫폼 외부 메신저로 대화하자는 요구는 무조건 거절해야 한다. 또한 면접을 보기도 전에 신분증 사진이나 인증번호를 요구하는 경우, 혹은 이유를 불문하고 본인 계좌로 돈을 받아 다른 곳으로 송금하라는 지시는 100% 범죄와 직결되므로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보안 전문가들은 "세상에 쉽고 편하면서 돈을 많이 주는 일자리는 없다"고 강조한다. 범죄에 연루되지 않으려면 의심스러운 구인 글을 발견했을 경우 절대 연락하지 말고, 해당 플랫폼 고객센터나 우측 상단 신고 기능을 통해 즉시 '사기 의심 구인'으로 신고해야 제2의 피해자를 막을 수 있다.

앞서 중고거래 앱들은 중고거래 게시판에 반려동물을 맡기는 글을 등록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실제로 당근 중고거래 게시판에 '강아지 봐주실 분'이란 제목으로 게시글 등록을 시도하면 운영정책 위반이라는 알림이 오면서 등록이 거부된다.

당근은 알림을 통해 "중고거래 게시판 내에는 물품 거래 게시글만 작성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다만 당근알바 등 구인구직 게시판에는 비슷한 유형의 글을 올릴 수 있다.

업무 목적 구인 글을 올리려면 사업자등록증을 제출해 개인·법인 명의의 사업자 인증을 거쳐야 한다. 이웃에게 가볍게 부탁할 수 있는 소일거리 위주의 이웃알바 구인 글은 별도 인증 절차는 없지만 불건전한 목적으로 이용하는 정황이 발견되면 미노출되거나 제재될 수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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