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영 작가, 신작 단편집 ‘제3의 얼굴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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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영 작가가 새로운 단편집 ‘제3의 얼굴들’을 출간했다. ‘제3의 얼굴들’은 ‘가면을 벗은 인간 내면의 얼굴’을 포착한 다섯 편의 단편을 통해, 우리가 외면하거나 미처 직면하지 못했던 또 다른 모습들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인격이 아니라, 그 이면에 감춰진 얼굴을 들여다보려는 집요한 시선이 소설 전편에 깔려 있다. 눈꺼풀, 입꼬리, 손짓 같은 디테일을 민망할 정도로 섬세하게 묘사해, 인물들의 내면을 살아 숨 쉬는 듯한 질감으로 전달한다.

단편 ‘흔들리는 그림자’는 안기부 요원이자 대학생으로 위장한 오영이 학내 지하조직의 핵심 인물 미선과 마주하며 겪게 되는 혼란을 다룬다. ‘문세영의 경우’는 청년 홍보대사 자리를 얻기 위해 탈퇴 회원 복귀 미션을 수행하는 학습지 교사 세영의 이야기를 통해 진심과 허영 사이의 갈등을 그렸다. 팬데믹을 배경으로 한 ‘돌파’는 방역소독원 한이 선별진료소 출신의 동료와 다시 조우하며 발생하는 의문의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픽서’는 버스 참사 생존자인 도아가 마주하는 생존 이후의 죄책감과 고통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마지막으로 ‘남세종과 크리스마스 공화국’은 여덟 살 꼬마 세종이 별세계로 납치당한 친구들을 구하는 과정을 그린 판타지적 모험담이다.

각 작품은 본분과 애정, 진심과 허영, 이성과 분노, 생존과 죄과, 현실과 도피 같은 경계 위에서 인물들을 끊임없이 흔든다. 인물들이 맞닥뜨리는 선택과 갈등은 극단적이면서도 현실적이고, 독자로 하여금 자신만의 ‘제3의 얼굴’을 돌아보게 만든다.

‘제3의 얼굴들’은 ‘간결하고 그려지게’라는 강재영 작가의 신념을 그대로 담아냈다. 생의 모서리에서 포착한 섬세한 순간들은 때로는 불편하고 때로는 벅찬 여운을 남기며, 그 누구도 쉽게 잊을 수 없는 얼굴을 기록해낸다.

한편, 강재영은 1997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대진대학교 영화영상학과를 졸업했다. 외계인의 존재와 범죄 심리에 흥미를 느끼며, 다큐멘터리를 통해 다양한 상상력을 키워왔다. 영상화 기획 소설 ‘글리제 키드의 귀환’(2023), ‘타오르는 폐곡선’(2024)에 이어, 이번 ‘제3의 얼굴들’은 세 번째 작품으로 발표됐다. 앞으로도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처럼 생생하고 내밀한 이야기를 써 나갈 예정이다.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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