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유산연구소 ‘거북선 학술 복원 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 두 배는 이름은 모두 거북선이지만 성격은 뚜렷이 달랐다. 통제영 거북선은 삼도(경상·전라·충청) 수군을 총괄하던 본영의 지휘기답게 방어와 안정성을 앞세운 ‘방어 우선형’이다. 개판(蓋板·덮개) 위에 돛대를 세우고 개판에는 구멍을 두지 않아 차폐 성능을 높였다. 반면 전라좌수영 거북선은 돛대 없이 개판에 반육각형 개구부를 둔 ‘기동·현장 운용형’으로, 좁은 시야에서도 관측과 전투 지휘가 가능하게 했다.
뱃머리 귀두(龜頭)도 달랐다. 통제영은 화포를 장착해 전면 사격을 염두에 둔 구조인 반면, 전라좌수영은 화염과 연기를 내뿜는 염기(焰氣) 장치를 수용하기 알맞은 형태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이를 각 수영의 전술 환경 차이로 보고, 거북선을 “공통의 조선(造船) 기술 위에서 변주된 가변적 전투 플랫폼”으로 설명했다.

그러자 배 밑(저판)이 앞뒤·좌우로 완전히 평평한 평저선(平底船)이라는 기존 통설부터 흔들렸다. 좌우는 평평하되 선수와 선미는 위로 들린 만곡형(彎曲形)이라는 것. 평저형으로 만들면 위로 벌어지는 삼판(杉板·외벽널)과 선형이 맞지 않아 삼각형 보조재를 억지로 끼워야 했지만, 만곡형은 판재가 자연스럽게 맞물렸다.
거북선 개판(蓋板)의 반육각형 개구부는 단순한 뚜껑이 아니라 내부에서 시야를 확보하고 전투를 지휘하는 ‘관측창’으로, 노판(艫版)은 선미 보강재가 아니라 현자총통(중형 화포)을 쏘는 구멍(포혈)을 갖춘 방어·사격 겸용 판재로 판단됐다.

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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