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건강장수센터 이용 어르신
고혈압-영양 등 건강지표 개선
진료 끝나면 30분 넘게 ‘수다’
2030년까지 센터 100곳으로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의 한 빌라에서 임금자 씨(85)는 서울시 건강장수센터 의료진으로부터 방문 진료를 받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의사와 간호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등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센터 ‘건강장수팀’은 임 씨의 침실을 찾아 혈압과 당뇨 수치를 확인하고 식습관을 점검했다. “수치가 열흘 전보다 좋아졌다”는 의사의 말에 임 씨는 환하게 웃었고, 영양사는 복용 약에 맞는 식단과 주의사항을 꼼꼼히 안내했다.
진료를 마친 뒤에도 의료진은 30분 넘게 임 씨와 담소를 나누며 정서적 안정을 도왔다. 건강 관리뿐 아니라 교회와 친구 이야기까지 오가는 대화는 ‘치료’라기보다 ‘돌봄’에 가까웠다. 임 씨는 “선생님이 알려준 대로 하니 굽었던 손가락이 조금씩 펴진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 혈압·우울 낮추고 영양 상태 높이고서울시는 임 씨처럼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의 집을 직접 찾아가 건강 상담과 영양·복약 관리, 질병 예방 교육 등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건강장수센터’를 운영 중이다. 대상자는 지역 보건소와 복지관의 추천을 통해 선별한다. 올해 총 1023명의 어르신이 서비스를 받았다.
센터 의료진은 의사 간호사 영양사 물리치료사로 구성돼 혈압, 혈당, 체력, 영양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생활습관 개선을 돕는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의 집을 직접 방문해 진료뿐 아니라 정서 상담과 운동법, 복약 지도까지 세심히 챙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센터 이용자 561명을 대상으로 방문 진료 전후 건강 상태를 비교한 결과, 혈압, 영양, 낙상 위험도, 체력 등 8개 항목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고혈압 어르신의 수축기 혈압은 평균 140mmHg에서 134mmHg로, 이완기 혈압은 80mmHg에서 78mmHg로 낮아졌다. 영양 상태 지표는 평균 46점에서 54점으로 17% 상승했고, 근력과 체력 등 허약도 항목은 9% 줄었다. 우울 증상을 호소한 어르신의 29%는 증상이 완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센터에서는 방문 진료 외에도 만성질환 관리와 신체기능 유지 등 어르신의 전반적인 건강을 살피는 ‘건강 장수 사업’을 함께 진행한다. 사업 참여 어르신이 보건소나 복지관에 방문하면 근력 보강 운동, 낙상 예방 체조, 식습관 개선 프로그램 등을 지원받는다. 이 과정에는 ‘장수헬퍼’라 불리는 동년배 자원봉사자들도 참여한다. 장수헬퍼는 고립 어르신의 안부를 살피고 간단한 신체활동을 돕는 등 생활 속 돌봄을 맡는다. 서울시는 “전문 의료진과 장수헬퍼의 협력이 의료, 복지, 정서를 아우르는 통합형 돌봄 네트워크를 완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사회 대응 위해 장수센터 100곳 목표
 서울시는 지난해 은평구와 금천구 등 7개 센터로 사업을 시작해 올해 7월 광진구, 동대문구, 서대문구에 각 2곳씩 총 6곳을 추가 개소했다. 현재 5개 자치구 13곳에서 운영 중이며, 내년에는 25개 자치구 43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100곳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강북구, 도봉구, 관악구, 중랑구 등에는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센터를 우선 확충한다. 서울시는 “어르신들이 집 가까운 곳에서 건강 관리와 돌봄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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