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일자리만 뺏긴다"…'中 플랫폼' 백화점 입점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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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일자리 파괴하고 이 땅에 쓰레기 투척"
수십개 브랜드,해당 백화점과 관계 끊고 매장직원들 시위
내년 초 프랑스 패스트패션 규제법 시행으로 광고 금지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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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저가 온라인 패션 플랫폼 쉬인이 파리의 백화점에 첫 상설 매장을 열면서 프랑스가 발칵 뒤집혔다. 극단적으로 대립중인 정치인들도 쉬인에 대한 견제에는 의견이 일치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쉬인은 5일부터 파리에 있는 백화점 BHV에 매장을 오픈하고 이달말에는 갤러리 라파예트의 지방 매장 5곳에도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쉬인이 BHV에 매장을 개장하는 사실이 알려지자 20개가 넘는 브랜드가 백화점과의 관계를 끊었다. 또 매장 직원들은 시위를 벌였고 디즈니랜드 파리는 계획된 크리스마스 쇼윈도 디스플레이도 취소했다.

쉬인과 파트너십을 맺은 프랑스 소매업체들 역시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프랑스의 패스트패션 기업인 핌키는 9월에 쉬인과 계약을 체결하고 자사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 쉬인을 입점시켰다. 이틀 후, 프랑스 소매업체인 키아비와 셀리오, 패스트패션 대기업 자라와 H&M 등이 회원으로 있는 소매업 단체인 FEI는 핌키를 단체에서 추방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상무부 및 중소기업부장관을 지낸 베로니크 루와지도 “쉬인은 프랑스인들의 일자리를 파괴하고 상점을 파괴한다”며 쉬인에 반대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쉬인과 테무의 저가 소포 수입이 늘면서 프랑스의 패스트패션 체인인 제니퍼와 나프나프 같은 업체들은 파산했다.

쉬인을 유치하려는 백화점 BHV와 지방의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은 수년간 경영난을 겪어왔다. 이들을 회생시키는 작업을 맡은 업체인 SGM이 쉬인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SGM은 이번 매장 개장으로 젊은 고객층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SGM의 총괄 디렉터인 칼-스테판 코텐댕은 “논란도 있지만 쉬인은 이미 프랑스에서 2,400만~2,5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했다”고 지적했다.

갤러피 라파예트의 사장은 그러나 SGM이 자신들의 백화점에 쉬인을 들이는 것은 라이선스 계약 위반이라며 쉬인의 입점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또 BHV 백화점의 부동산 거래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프랑스 공공은행 CDD도 반대하고 있다.

쉬인은 프랑스에서 신뢰를 얻으려고 노력해 왔다. 전 내무부장관 등 프랑스 지도자들을 고문으로 고용하고 프랑스 각지의 비판 그룹을 만나며 프랑스 소매업체와 거래를 모색해왔다. 그러나 비판의 흐름을 바꾸는데는 실패했다.

프랑스는 뉴욕과 런던 상장에 실패한 후 홍콩 상장을 추진 중인 쉬인에 대한 감시 활동이 다른 나라보다 더 강력하다.

프랑스 소비자보호원은 쉬인이 아동용 음란 인형을 판매하는 것을 적발했으며 재무부 장관은 이 같은 인형이 다시 판매될 경우 프랑스 진출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규제당국은 쉬인에 허위할인과 동의없이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한 혐의로 1억9천만유로(약 3,142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지난 6월 프랑스 상원에서 통과된 패스트 패션 규제법안이 입법되면 쉬인은 프랑스내 광고가 금지되고 판매하는 모든 품목에 대해 벌금을 부과받을 수도 있다. 이 법안은 EU 법률에 맞춰 세부조정되고 있으며 내년 초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

이 법은 쉬인과 테무처럼 매일 1,000개 이상의 신규 상품을 추가하는 플랫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쉬인은 이 법안의 자사 제품의 가격을 올려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며 이 법에 반대하는 로비 활동을 하고 있다.

루와지 전 장관을 비롯, 프랑스 의원들은 쉬인의 급속한 성장이 저가 전자상거래 패키지에 대한 관세 면제 덕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는 150유로 미만의 전자상거래 소포에 대한 관세 면제를 폐지하기 위해 EU 전체가 더 빠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프랑스 정치인들 사이에서 의견이 거의 일치하지 않음에도 쉬인에 대한 견제에는 공통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

루와지의 후임으로 상무 및 중소기업부 장관을 맡게 된 세르주 파팽은 지난달 의원들에게 주요 산업을 보호하는 것이 "내 부처의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온라인 플랫폼들은 이 땅에 쓰레기만 버릴 뿐, 우리의 가치관과 생태 문제에는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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