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70)는 이날 건설기계를 점검하기 위해 가산천을 건너려다 사고를 당했다. 전날부터 내린 비로 가산천은 누런 물살이 빠르게 흐르고 있었고, 평소 차량 통행이 가능했던 보 위 도로 역시 물에 잠긴 상태였다. 잠시 망설이던 A 씨는 결국 차량을 몰고 보에 진입했지만, 중간 지점에서 급류에 떠밀려 아래로 추락했다. 차량은 지붕 아래 30cm 정도만 보일 만큼 물에 잠겼다.
운전석에 고립된 A 씨는 숨 쉴 공간을 확보한 뒤 스마트폰으로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당국이 출동했으며,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죽장파출소 소속 김만본 경감(57)과 정만재 경감(52)이 구조에 나섰다.
김 경감은 “긴박한 상황에서 단 1초도 지체할 수 없어 순찰차 트렁크에 있던 구명환과 로프를 꺼냈다”고 말했다. 그는 구명환을 착용하고 물에 들어가 차량으로 접근했고, 물 밖에서는 정 경감이 로프를 붙잡고 버텼다. 당시 A 씨는 운전석에서 얼굴만 물 위로 겨우 내놓은 채 버티고 있었다.김 경감이 차량에 도달해 A 씨를 껴안자, 정 경감이 로프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인 남성 두 명을 급류에서 끌어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때 마침 지나던 주민 B 씨(44)가 상황을 목격하고 합세해 함께 로프를 당겼고, 약 5분 만에 두 사람을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
A 씨는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포항북부경찰서는 구조에 나선 B 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정 경감은 “재난 상황에서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경찰의 역할”이라며 “위험을 무릅쓰고 도와주신 시민께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포항=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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