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APEC 숙박·통역·의전 총지휘
조영우 인스파이어 치프 컨시어지
발바닥 불나도록 현장을 누빈
공로로 국민훈장 목련장 받아
로봇에는 없는 ‘눈치’ 앞세워
손님 마음 읽는 게 호텔리어
경주APEC에서 한국의 미소를 설계한 ‘호텔리어들의 호텔리어’가 있다.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치프 컨시어지(Chief Concierge)를 맡고 있는 조영우 호텔리어(42)다. 그는 각국 대표단 맞이를 최일선에서 지원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월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조 호텔리어는 “컨시어지는 소속 호텔을 넘어 한 국가의 인상을 만드는 직무”라며 “로봇과 키오스크가 자리를 채워가는 호텔에서 점점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서비스 전문가”라고 말했다.
‘컨시어지’가 하는 일에 대해 묻자 그는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손님에게 모든 걸 다 해주는 사람”이라고 답한다. 그는 “짐 들어주고 식당 예약 전화를 해주는 소극적 역할에서부터 호텔 손님의 숨겨진 니즈를 파악해 감동을 주는 역할까지 그 범위가 넓다”고 부연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한때 위축되기도 했지만, 5성급 호텔에서는 차별화를 위해 자존심을 걸고 경쟁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메이크업은 화려하지만 유난히 지친 표정의 커플 손님이 종종 보입니다. 컨시어지는 이런 손님들께 ‘오늘 너무 고생하셨고, 축하드립니다’라는 말을 꼭 건넵니다. 백이면 백 식을 막 끝내고 신혼여행을 가기 전에 머무는 손님이기 때문입니다. 효율적이고 빠른 건 인공지능(AI)이겠지만, 감동을 만드는 건 인간입니다.”
그가 컨시어지에 처음 몸담게 된 것도 이런 세심한 자세 덕분이었다. 프런트 데스크에서 근무하다 어느 날 컨시어지팀 눈에 들어 발탁된 것. “저를 뽑은 상사께 왜 저를 뽑았냐 물어봤더니, 제가 고객의 말씀을 들을 때 늘 앞으로 몸을 기울였기 때문이라더군요.”
그는 그 이후로 컨시어지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14년간 국내 대표 호텔·리조트를 거치며 경력을 쌓았고, 지난해부터는 사단법인 한국컨시어지협회장도 맡았다. 국내에 28명밖에 없는 레클레프도르(Les Clefs d’Or·황금 열쇠) 회원이기도 하다. 이는 세계컨시어지협회에서 인증하는 수석 컨시어지 제도로 황금열쇠 배지를 패용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그는 “레클레프도르 인증을 받으려면 기존 회원 4명의 추천, 상식과 역사를 두루 담은 필기와 면접까지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며 “서비스를 넘어 그 나라의 문화를 대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세계컨시어지협회에 소속된 전 세계 45개국 3268명의 컨시어지끼리는 서로 네크워크도 끈끈하다. VIP 손님이 샴페인을 마시고 싶다는 요청을 하면 마카오·도쿄·서울의 컨시어지가 동시에 달라붙기도 한다. 이처럼 컨시어지의 업무는 호텔 로비를 넘어 VIP 손님이 입국하는 순간부터 움직이고, 그들의 발길이 닿는 곳이면 국경도 넘나든다. 그는 “인터뷰가 잡혔다며 최고의 메이크업, 헤어 팀을 찾아달라는 요청도 빈번하다”며 “지난해엔 명동을 찾은 외국 손님이 BTS 한정판 신발을 문의해와 식은땀이 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APEC 개최지로 경주가 됐다고 했을 때는 걱정부터 앞섰다고 털어놨다. 경주는 서울에 비해 인프라나 특급호텔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엔 호텔리어 교육으로 준비 단계에서 인연을 맺었다”며 “그럼에도 전문 인력이 부족해 파견 업무까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각자 소속도 있고 비영리 단체이기에 개인 휴가를 쓰고 사비를 들여 경주까지 가야 했습니다. 아무도 안 오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죠. 다행히 협회원 26명이 뜻을 함께 해줬습니다.”
조 호텔리어는 경주APEC에서 숙박·통역·의전 현장 총지휘를 맡았다.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는 3~4개 호텔 현장을 하루에도 여러 번 돌아다녀야 했던 것을 꼽았다. “APEC 기간에 교통 수단도 여의치 않았는데, 현장 점검과 밀착 대응을 위해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돌아다녔습니다. 물론 택시비도 엄청 썼죠.”
그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흑백요리사’ 식당을 찾고 성수동 구석구석을 궁금해하는 등 눈높이가 엄청나게 높아진 걸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기회가 닿는 한 호텔 밖을 탐방하려 하고, 컨시어지들이 인증하는 가이드북도 꿈꾼다. “태국상무부가 인증한 태국요리집 ‘타이셀렉션’이나, 이탈리아 나폴리 피자협회(AVPN)가 주관하는 ‘VERA PIZZA’ 등을 벤치마킹하고 싶습니다. 서비스 전문가들이 제대로 일을 벌이고, 국가가 힘을 보태주면 공신력이 생기지 않을까요? 이런 책임감 있는 서비스가 생길 때, K관광 품질도 한층 올라갈 겁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후배 컨시어지들에게 “‘진상’은 호텔리어가 만든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계적인 보상 제시나 서비스 메뉴얼이 오히려 감정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의미다.
“고객이 객실에 비치된 와인을 깨뜨렸더라도 먼저 해야 할 말은 ‘다치신 곳은 없으신가요’입니다. 하물며 불편을 안고 로비까지 내려온 손님은 해결책 이전에 자신의 마음을 이해받고 싶어 합니다. 잔뜩 화나서 내려온 손님이 멋쩍게 웃으며 돌아가게 만드는 힘, 결국 공감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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