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23대 임금 삼근왕의 것으로 추정되는 어금니(사진)가 충남 공주 왕릉에서 나왔다. 삼근왕은 12세의 나이로 즉위해 14세에 숨을 거둔 비운의 소년 왕. 고구려 장수왕에게 한강 유역을 내준 개로왕(제21대 임금)의 손자로, 무령왕릉으로 잘 알려진 무령왕(제25대 임금)의 사촌형이다.
17일 국가유산청과 국립부여문화연구소는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을 다시 조사하던 중 2호 무덤에서 화려한 금 귀걸이와 함께 어금니(2점)가 나왔다”며 “법의학 분석 결과 10대 중후반의 것으로 밝혀졌으며 그 주인은 삼근왕(생몰 465~479, 재위 477~479)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은 백제가 웅진(현재 공주)에 수도를 둔 시기(475~538)의 왕들이 묻힌 곳이다. 이곳에 있는 주요 무덤은 일곱 개. 하지만 도굴과 졸속 발굴 등으로 적잖은 유물이 유실됐고, 무령왕릉을 뺀 나머지 무덤의 주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백제는 475년 고구려 장수왕에게 한강 유역 영토를 빼앗긴 뒤 수도를 급히 웅진으로 옮겼다. 당시 왕이자 삼근왕의 할아버지인 개로왕도 전쟁 중 사망했다.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문주왕은 즉위 3년 만에 신하인 해구의 반란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후 즉위한 문주왕의 아들 삼근왕은 해구를 죽여 아버지의 원수를 갚았지만, 즉위 2년 만인 479년 1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