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분당보다 싸네요"…영끌족 몰리더니 '난리난 동네'

1 week ago 10

용인 수지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한경DB

용인 수지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한경DB

다음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용인 아파트값이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 접근성이 좋으면서 과천·분당보다 저렴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수요가 집중된 여파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광교스타클래스' 전용면적 109㎡는 지난달 9억8000만원(5층) 신고가에 팔렸다. 지난해 9월 8억9700만원(10층)에 매매된 이후 한동안 거래가 끊겼다가 8000만원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가 체결됐다.

수지구 신봉동 '수지신봉동도센트리움' 전용 84㎡도 지난달 6억1500만원(23층)에 신고가 거래됐다. 이 아파트 해당 면적은 그간 5억원대 후반에 머무르다 6억원을 넘어섰다. 기흥구 중동 '초당마을삼부르네상스13단지아파트' 전용 84㎡도 최근 4억4800만원(4층)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처인구 역북동 '역북2단지우남퍼스트빌' 전용 72㎡도 4억1000만원(16층)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첫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용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6% 상승했다. 지난 5월 첫 주 이후 5주 연속 상승세다.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전경. 사진=게티이미지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전경. 사진=게티이미지

용인 기흥구는 0.03% 상승했고 처인구는 0.01% 하락했지만, 전주 대비로는 하락 폭을 줄였다. 용인에서 서울 접근성이 가장 좋은 수지구가 0.12% 올랐다. 올해 누적으로는 1.99% 상승하며 경기도 시군구 가운데 과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용인 집값 상승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 영끌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트레스 DSR은 향후 금리 상승 등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DSR을 산정할 때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해 2월부터 단계적으로 스트레스 금리를 도입했는데, 오는 7월이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1.5% 가산 금리를 붙이는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된다. 3단계가 시행되면 전 금융권의 총 가계대출에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되기에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든다.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에 따르면 연봉 5000만원인 차주가 6억원짜리 아파트를 혼합형 주택담보대출(LTV 70%·35년 만기·원리금균등상환·대출금리 4% 가정)로 매수할 때도 주담대 한도가 기존 3억7600만원에서 3억2000만원으로 약 5000만원 감소한다. 자금 여유가 적은 서민층은 내 집을 마련하기 더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수지구의 한 개업중개사는 "서울에서 정주 여건이 양호한 아파트를 매수하려면 10억원으론 어렵지 않느냐"며 "수지에서는 역세권에 초품아인 국민 평형 신축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금액"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들어 주택을 매수한 고객들은 신분당선을 타고 강남권으로 출퇴근하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용인시 처인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용인시 처인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다른 개업중개사도 "집값이 너무 오르다 보니 서울에서 전세를 살다가 내 집을 마련하고자 용인으로 오는 고객이 적지 않다"며 "서울 출퇴근을 해야 하는 탓에 자금 여유가 있으면 신분당선, 아니면 수인분당선 역세권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용인의 내 집 마련 수요는 신분당선이 지나는 수지구와 수인분당선의 기흥구를 넘어 에버라인이 지나는 처인구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30대 내국인이 개인 명의로 집합건물을 취득한 건수는 용인시 처인구가 534건으로 화성시(1061건), 안양시 동안구(703건)에 이어 경기도 3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용인시 처인구는 서울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플랫폼시티 개발 기대감과 SK하이닉스 배후 수요 영향을 받는 곳"이라며 "대출 의존도가 높아 3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 전 중저가 단지를 매매하려는 수요자들이 향후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곳으로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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