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민의힘은 21일 장외투쟁 일정을 확정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이 국회 밖에서 당원들과 대규모 집회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첫 집회 장소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로 정해졌다. 당내에서는 25일 전후에 시작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번 장외 투쟁을 동력으로 조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시도 등을 저지하겠다는 계산이다. 국민의힘이 장외 투쟁에 나서는 것은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뒤 “사법 공정성과 독립성을 파괴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어떠한 시도도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원들의 단호한 결의가 있었다”며 “국회 담벼락 안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장외로 나가서 강력하게 투쟁하는 것이 좋겠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장외투쟁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총서 “내란특별재판부가 위헌이라고 하니까 민주당이 전담재판부로 이름을 바꿨지만, 전담재판부도 헌법에 근거가 없으면 안 된다”며 “사법 질서를 무시하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별도로 국민의힘은 시도당 당원협의회별로 ‘이재명 정권의 야당 말살·정치 탄압 실상 당원 교육’도 시작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지도자를 예방했다. 앞서 구속된 손현보 목사가 담임 목사로 있는 부산 세계로교회에 지난 14일 방문한 데 이어 ‘종교탄압’ 여론을 강화하려는 것을 보인다.
다만 당내에서는 ‘광장 정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민의힘 장외 투쟁을 이른바 ‘친윤(친 윤석열)’ 인사로 불리는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 등 인사와 결합될 경우 투쟁이 격화될 우려도 제기된다. 박 수석대변인도 “장외로 나가면 안 된다는 의견보다는 국회 안에서 많은 인원을 모아 집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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