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초유의 '대선후보 지위 박탈'…한덕수 재선출 돌입

5 hours ago 2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치고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치고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기호 2번 한덕수 대선 후보' 선출 절차에 본격 들어갔다. 대선을 불과 24일 앞둔 시점에 원내 제2당이 대선 후보를 바꾸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10일 자정을 넘겨 비상대책위원회와 경선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연달아 개최하며 '새로운 대통령 후보자 선출' 관련 안건에 대한 심의·의결 절차에 착수했다. 당은 앞서 전날까지 이틀에 걸쳐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 사이 단일후보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중앙선관위 결정에 따라 단일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못했지만, 한 후보 지지도가 높았다는 관측이다.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비대위 의결 등으로 대선 후보 선출에 관한 사항을 정한다'는 당헌 조항을 발동할 근거로 이 조사가 활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까지 김 후보에 대한 후보 자격 취소부터 한 후보에 대한 후보 등록까지를 마치고, 대선 후보등록 마감일인 11일이 지나기 전에 전국위원회 의결로 한 후보를 김 후보 대신 당의 대선 후보로 지명하는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게 당의 현재 계획이다.

다만 김 후보가 이런 후보 교체 결정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후보 등록 전후로 다시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분쟁이 벌어질 수 있다.

앞서 김 후보 측에서 지도부의 단일화 로드맵을 저지하기 위해 제기한 '전국위원회·전당대회 개최 중단', '후보자 지위 확인' 등 가처분 신청은 전날 모두 기각됐다.

국민의힘이 후보 교체 절차에 돌입한 만큼 향후 파장은 예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법원이 후보등록 마감을 이틀 앞두고 당의 손을 들어주면서 전국위 개최까지 급한 불은 끄게 됐지만, 김 후보의 동의 없이 진행되는 단일화여서 당 내부에서도 무리한 후보 교체라는 비판적 시각이 있다.

한 후보는 당 비대위 단계에서 후보 재선출의 건이 의결되는 대로 곧장 입당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어서 경선 선관위와 비대위는 곧바로 대선 후보 추가 공모 등의 절차를 거쳐 한 후보를 단수로 추천·의결하며 절차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당헌에 따라 11일 열릴 전국위 의결은 당의 최종 의사결정 기구인 전당대회 의결과 동일한 효력을 지닌다는 게 국민의힘의 해석이다.

한 후보는 전국위 의결을 마치는 대로 '기호 2번'을 부여받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중앙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변수는 김 후보 측이 후보 등록 첫날인 이날 오전 선관위 후보 등록을 예고했다는 점이다.

김 후보 측 김재원 비서실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종 실무협상 결렬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후보는 김문수다. 내일(10일) 아침에 후보 등록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에서 후보 재선출 건이 의결되는 경우에 대해서도 "그 행위 자체가 명백히 불법적 행위이고 명백히 잘못된 행위인데 누가 인정하겠나"라며 불복 의사를 전했다.

김 후보 측에서는 당 사무처에 이날 오전까지 선관위 후보 등록을 위한 기탁금 및 대표 직인을 제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에서는 김 후보 측의 이 같은 요구에 일단 '무대응'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양수 사무총장 겸 경선 선관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 측의 직인 등 제출 요구와 관련해 "누군가가 달라고 해서 줄 수 있는 게 아니다. 필요할 때 쓰려고 당에서 보관해 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