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시장 포화에 해외 진출 본격화
동남아·중동 거점 디지털 금융 수출 속도
협업·신기술 앞세워 ‘신성장 동력’ 확보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인뱅)들이 대출 규제로 경직된 내수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금융시장에 더해 가계대출 총량 규제까지 강화되자, 해외로 영토를 확장해 성장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국내 인터넷은행들은 최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중 카카오뱅크는 가장 두드러지는 성과를 내고 있단 평을 받는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도네시아와 태국에 이어 몽골 진출을 공식화했다.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태국 가상은행 ‘뱅크X’ 등 주요 파트너사와의 협업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히는 모습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슈퍼뱅크는 현지 증시 상장 이후 시가총액 1위 디지털은행으로 자리잡으며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디지털 뱅킹 노하우가 현지 서비스에 적용되며 금융 혁신을 이끌었단 분석이 나온다.
태국에선 현지 금융지주SCBX와의 합작법인 ‘뱅크X’를 통해 내년 상반기 가상은행 출범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앱 개발 전반을 주도하며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카카오뱅크는 몽골을 새로운 진출 국가로 낙점하고 현지 최대 기업 MCS그룹과 협력에 나섰다. 양사는 디지털은행 ‘M Bank’를 중심으로 지분 투자, 신용평가모형 개발, 서비스 자문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추진한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기반으로 해외 중·저신용자 대상 금융 접근성을 확대하고 현지 금융 생태계 혁신을 지원할 계획이다.
블록체인·BaaS로 판 키운다…글로벌 승부수
다른 경쟁사들도 해외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케이뱅크는 동남아와 중동을 기반으로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을 축으로 한 차세대 송금·결제 인프라 구축에 나서며 글로벌 금융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케이뱅크는 태국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각각 현지 유력 금융·기술 기업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해외 사업 확장에 본격 착수했다.
먼저 태국 최대 상업은행인 카시콘뱅크와 손잡고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및 결제 서비스 혁신에 나선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즉시 송금, 저비용 송금, 블록체인 기반 금융 솔루션 등에 대한 공동개발을 추진한다.
케이뱅크는 국경 간 결제·송금 시스템 개발을 주도하고, 카시콘뱅크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국내 거주 태국인의 송금 편의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해당 기술이 적용되면 기존 SWIFT 대비 송금 시간 단축과 수수료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관광객 결제 편의와 기업 간 무역 거래 안정성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아랍에미리트(UAE) 기업 체인저, 비피엠지와 협력해 디지털자산 기반 해외송금·결제 인프라 구축에도 나섰다. 최근 원화와 디르함을 잇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 모델을 개발하고 기술검증(PoC)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기존 국제 은행 간 통신 협회(SWIFT) 대비 빠르고 효율적인 글로벌 송금 체계 구축을 추진한다. 아울러 양국 규제를 동시에 충족하는 ‘규제 준수형 모델’을 마련해 중동 시장 진출 기반을 확보한단 방침이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간담회를 통해 글로벌 진출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토스뱅크는 지분투자, 합작법인을 비롯해, 모회사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역량을 활용한 ‘바스(BaaS) 뱅킹’ 등의 방법으로 효율적인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당시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미국, 영국, 홍콩, 싱가폴 등 선진국은 금융시스템이 선진화됐지만 고객 경험까지 선진화를 이루진 못해 토스뱅크가 파고들 구석이 많다”며 “현재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협업 제안을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스위스 금융 리더들과 리투아니아 경제사절단이 잇따라 토스뱅크를 찾으며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토스뱅크는 해외 시장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유럽 금융당국과 투자기관들은 토스뱅크의 혁신 모델과 성장성에 주목하며 파트너십 의사를 밝히고 있어, 토스뱅크의 글로벌 확장 전략은 단순 구상 단계를 넘어 최근 현실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올해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면서 그간 제시해온 중장기 전략의 실행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서 이 대표는 이번 연임을 계기로 지난해 공언했던 글로벌 진출 청사진을 구체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으며, 동시에 이를 추진할 동력도 확보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특히 이 대표는 스탠다드차타드 싱가포르와 SC제일은행을 거쳐 도이치은행, HSBC 홍콩 아태지역본부 총괄 등을 지낸 글로벌 금융 전문가로, 해외 사업 확대의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금융업계에선 인뱅들의 해외 진출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금융시장이 이미 시중은행 중심으로 과열 경쟁 상태인 데다, 인뱅에도 동일한 수준의 가계대출 규제가 적용되면서 성장 여력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한 인뱅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인 데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면서 “인뱅뿐만 아니라 금융사 전방위적으로 수익 다변화와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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