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전월比 74%↓
서초구 매매가격 전주 0.28%→ 0.21%
“시세보다 적게 팔 바엔 자녀에게 증여”
매수자·매도자 동상이몽...뚜렷해지는 거래절벽
서울 강남 3구를 중심으로 매수자와 매도자의 눈치 싸움이 심화하고 있다. 강남 일부 집주인들 사이에서 공급 부족을 근거로 호가를 내리지 않고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거래 절벽 현상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아파트 거래량은 3061건으로 전월(1만1944건) 대비 74.3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과 5월 아파트 거래량이 각각 5529건, 8264건으로 3개월 연속 오르던 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뚝 끊긴 셈이다.
업계에서는 6·27 대출 규제 이후 서울 아파트를 두고 매수자와 매도자의 동상이몽이 심화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대출 규제 이후 매수 문의도 크게 줄었지만 되려 집주인들이 매도를 보류하며 매물 자체가 적어진 영향이다.
대출 규제에 집값 하락 기대감...매수자 관망세
정부는 지난 6월 28일부터 수도권·규제 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할 때 주담대 6억원을 초과해서 받을 수 없도록 제한하는 등 고강도 대출 규제를 시행한 바 있다. 사실상 서울 상급지 위주의 대출 억제에 나섰다는 평가다.
특히 다주택자와 ‘갭투자’ 수요를 제한해 실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 구매에는 금융권 대출을 사실상 막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할 땐 6개월 내 전입 의무가 생기는데 다른 지역 거주자 등이 은행 대출을 받아 수도권 주택을 사두는 형태의 ‘갭투자’가 사실상 차단하며 서울 상급지 위주로 시장도 얼어붙은 모습이다.
갭투자가 막히면서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자 매수자들의 관망세도 심화하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7월 넷째 주(28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12%로 전주(0.16%)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
특히 서초구가 전주 0.28%에서 0.21%로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강남구(0.14%→0.11%), 송파구(0.43%→0.41%), 강동구(0.11%→0.07%) 등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서울 아파트 공급 절벽이 다가오며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움직임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한다. 잠깐의 관망세가 끝나면 오히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한 공인중개사는 “급매물이 나오면서 일부 가격이 1억원가량 하락한 사례가 있긴 하지만, 실제로 시세를 크게 낮춰 파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시세보다 적은 가격에 매물을 넘기느니 자녀에게 증여하겠다며 매물을 철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