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1500억원, 지금은 높지만"…'오겜' 넘는 '골드랜드'의 욕망 [김소연의 현장노트]

2 weeks ago 12

배우 김성철(왼쪽부터)과 문정희, 이현욱, 박보영, 김희원, 이광수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골드랜드’(극본 황조윤/연출 김성훈)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배우 김성철(왼쪽부터)과 문정희, 이현욱, 박보영, 김희원, 이광수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골드랜드’(극본 황조윤/연출 김성훈)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골드랜드'가 금괴 1톤을 내세우며 인간의 욕망에 대한 통찰을 전한다.

김성훈 감독은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호텔에서 진행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골드랜드' 제작발표회에서 "우리 작품에 나오는 금괴는 인간의 욕망을 대변한다"며 "무게와 사이즈가 상당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1톤으로 설정했는데 그땐 1500억원인데 지금은 올라서 가치가 더 될 것"이라고 했다.

'골드랜드'는 우연히 손에 넣게 된 1500억원 상당의 1톤 금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예측 불가의 사건과 인물들의 욕망이 충돌하는 모습을 담는 드라마다. 평범한 세관원 '김희주'(박보영 분)가 1톤 금괴를 손에 넣게 된 순간, 그녀의 삶의 트랙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김성훈 감독의 말대로 작품을 촬영할 때보다 금값이 상당히 오르면서 이날 한국거래소 및 주요 금거래소 실시간 시세 기준 1톤의 가치는 약 2233억원 정도다.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시리즈가 456억원이라는 상금을 내세우며 인간의 욕망과 탐욕을 보여줘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다면, '골드랜드'는 더 많은 금액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호기심을 자극했다.

박보영은 세관원 '김희주' 역을 맡아 첫 범죄 장르에 도전한다. 평범한 삶을 꿈꿔온 인물이 우연히 금괴를 손에 넣은 뒤 점차 참아왔던 자신의 욕망 앞에 솔직해지는 과정을 통해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박보영은 첫 도전에 "장르적인 부분에서도 도전하고 싶었지만 감독님께서 저를 보면 '돌려주고 싶은 이미지가 있는데 그렇지 않은 선택을 했을 때 다른 감정을 느끼지 않겠냐'는 말을 하시더라"며 "그 말에 마음이 동했다"고 출연 배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 제안으로 체중 감량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얼굴이 말랐으면 좋겠다고 해서 촬영 내내 감량을 했다"며 "처음엔 메이크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했는데 나중에는 많이 덜어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면서 욕망뿐 아니라 민낯까지 드러냈다고 소개했다.

김성훈 감독은 "그런 용기를 내줘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작은 변화도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표현했고 여기에 액션이나 이런 부분까지 몸을 사리지 않고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희주가 삶에서 지쳐가는 모습을 어떤 것도 가리지 않고 다 응해줬다"며 "박보영이라는 배우의 이미지를 걷어내고 김희주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우 박보영이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골드랜드’(극본 황조윤/연출 김성훈)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배우 박보영이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골드랜드’(극본 황조윤/연출 김성훈)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박보영을 중심으로 김성철, 이현욱, 김희원, 문정희, 그리고 이광수까지 연기력으로 검증된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기 다른 욕망을 지닌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깔로 완성한다.

김성철도 "저도 촬영 전 세팅에 5분도 안 걸렸다"며 "선크림만 바르고 끝났다. 그런 날것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성철은 '희주'에게 금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위험한 동업을 제안하는 욕망 앞에 솔직한 남자 '우기' 역을 맡았다. 우기는 능청스럽고 친근한 태도로 '희주'에게 다가가 때로는 남매 같은 케미를 보여주지만 그의 행동과 선택은 좀처럼 종잡을 수 없어 언제든 배신할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을 남긴다.

'희주'의 연인이자 금괴 밀수 사건의 시작을 만든 항공사 부기장 '이도경' 역은 배우 이현욱이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사랑과 욕망 사이에서 위험한 선택을 이어가는 '도경'은 극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인물이다.

김성훈 감독은 우기와 도경에 대해 "다들 같은 욕망을 갖고 있지 않다는 대전제로 이 이야기는 시작한다"며 "특히 도경은 욕망에 빠져든 진행형의 인물이었고 현장에서도 처음 느껴야 하는 감정이 무엇인지 많은 얘기를 하면서 만들어갔다"고 소개했다.

욕망에 담보 잡힌 삶을 살아가는 정산서 경찰 '김진만' 역은 배우 김희원이 맡아 묵직한 존재감을 더한다. 폭력 조직과 유착된 비리를 반복하며 살아온 '진만'은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가는 인물이다.

김희원은 '최고의 대본'이라며 '골드랜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김진만에 대해 "수렁에 빠진, 인생에 담보 잡힌 상태로 악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는 인물"이라며 "그냥 그렇게 사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김성훈 감독은 "후반부 반전의 캐릭터라 김진만을 누가 연기할지가 굉장히 중요했다"며 "처음엔 '다행이다' 싶었는데 촬영을 하면서 '안 계셨다면 큰일 날 뻔했다'고 생각하게 됐다. 모니터를 보면서 감정에 동하는 경우가 많진 않은데 이번에 연기하는 걸 보면서 울컥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고 극찬했다.

욕망이 닳아버린 여자 '여선옥' 역은 배우 문정희가 맡아 깊이 있는 감정선을 더한다. '선옥'은 갖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삶의 선택들이 반복되며 결국 스스로 만든 삶의 굴레에 갇힌 인물로 '희주'와 복잡한 애증의 모녀 관계에 놓여 있다.

문정희는 "제가 개인적으로 가족 같던 반려견을 잃고 욕망이 닳아 있었다는 선옥의 표현이 와닿았다"며 "끊임없이 다른 욕망을 쫓다가 닳아버린 거 같다"고 소개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마지막으로 사라진 금괴를 되찾기 위해 집요하게 추적하는 조직의 간부 '박이사' 역은 배우 이광수가 맡아 지금껏 보지 못한 강렬한 악역 변신을 선보인다. 사라진 금괴를 향해 돌진하는 '박이사'는 욕망에 이끌려 멈추지 않는 폭주 기관차 같은 인물로 상황이 격해질수록 더욱 거칠고 악랄한 면모를 드러낸다.

이광수는 촬영을 위해 '금니'를 박으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광수는 "시나리오에는 박이사 과거가 나오지 않아서 험난한 삶을 얼굴 흉터, 금니 등을 통해 드러내고자 아이디어를 냈다"며 "제가 아이디어를 제안했는데 사람들이 금니에 관심을 보이니 '그건 내 아이디어였다'고 하시는데 제가 처음 생각해낸 게 맞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감독은 "솔직히 광수 씨가 했다고 해도 되는데 다른 데서 또 그럴까 봐 그랬다"며 "'금니를 하면 어떨까요?'라고 물었고 제가 '창문처럼 프레임을 씌우자'라고 말했는데 이해를 못 해서 설명을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설명했다"라고 했다. 이에 이광수는 "지분은 8대2 정도 있는 거 같다"며 "내가 먼저 말했다"고 거듭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공조'의 김성훈 감독과 '올드보이', '광해, 왕이 된 남자'의 황조윤 작가가 '골드랜드'에서 강렬한 만남을 완성했다.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흥행 메이커 김성훈 감독의 밀도 높은 연출과 인간의 욕망을 집요하게 탐구해온 황조윤 작가의 서사가 만나 금빛 욕망 생존 스릴러 '골드랜드'를 완성했다.

김성훈 감독과 황조윤 작가는 쉽게 옮길 수 없는 '1500억원 상당의 금괴'라는 설정을 통해 극한의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도망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욕망은 서로를 향한 의심으로 번지고 결국 누구도 믿을 수 없는 관계를 만들어낸다. 인물들은 스스로를 더 깊은 딜레마와 위험 속으로 밀어 넣으며 파국으로 치닫는다.

문정희는 "장르물 같지만 이야기가 강하다"며 "충격적이고 스피드한 드라마다. 볼거리가 많은 풍성한 드라마가 오랜만에 나온 것 같아서 기대해도 좋을 거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실제로 금괴 1톤을 보니 눈이 번쩍 떠지더라"며 "훔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상상도 못했던 금액이라 뭘 할지 생각도 안 들더라"라고 했다.

김희원은 "1500억원은 너무 커서 '위험하다' 싶겠지만 잘 쓰다가 문화 발전에 사용하겠다"고 했고 김성철은 "저도 공짜를 믿지 않아서 좋은 마음으로 기부를 하겠다"고 했다. 박보영은 "연예인이 아니라면 누구의 것도 아닌 1500억원을 내가 포기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희주로 살아보니 행복하지 않더라"며 "지금 당장은 갖고 싶지 않은데 조금만 사리사욕을 채우고 좋은 곳에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욱은 "1500억원이 저에게 생긴다면 제가 하루에 얼마나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 테스트해보고 싶더라"며 "좋은 일도 하고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어디까지 써야 질릴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다"고 했다. 반면 이광수는 "저는 겁이 많아서 출처가 불분명한 건 일단 주인에게 돌려주고 싶다"며 "그런데 지갑도 돌려주면 수수료를 주신다. 그 돈을 받아서 은행에 넣어 두고 싶다"고 구체적으로 밝혀 폭소케 했다.

한편 '골드랜드'는 오는 29일 2회가 공개된 후, 매주 수요일 2회씩 공개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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