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에 작업중단권 준 싱가포르…중대재해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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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에 작업중단권 준 싱가포르…중대재해 급감했다

입력 : 2026.02.02 19:46

사고징후 현장판단
싱가포르선 보편화

韓선 공사지연 우려
법규정 있으나마나
현장문화 개선 필요

GS건설이 준공한 싱가포르의 차량기지 T301 현장에 싱가포르 정부가 실시하는 STF(미끄러짐, 걸려 넘어짐, 추락) 예방 캠페인 안내문이 부착돼있다. [싱가포르 = 신유경 기자]

GS건설이 준공한 싱가포르의 차량기지 T301 현장에 싱가포르 정부가 실시하는 STF(미끄러짐, 걸려 넘어짐, 추락) 예방 캠페인 안내문이 부착돼있다. [싱가포르 = 신유경 기자]

2004년 4월 20일 싱가포르 니콜 고속도로 지하철(MRT) 서클라인 공사 현장. 지하 터널을 굴착하던 중 지반이 순식간에 함몰됐다. 고속도로 약 100m 구간이 30m 깊이의 구덩이 속으로 사라졌다. 이 사고로 현장 노동자 4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조가 있었지만 공사기간이 지연될 우려 때문에 아무도 작업을 멈추지 못했다는 점이 사망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역설적으로 이 사고는 싱가포르가 산업재해 예방 모범국가로 도약하는 전기가 됐다. 싱가포르는 2005년 산업안전보건법(WSH Act)을 제정하고, ‘WSH 2015’ 전략을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정부와 고용주뿐 아니라 근로자에게도 안전에 관한 의무를 부여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싱가포르에서는 근로자가 위험을 인지하면 작업을 중단하고 곧바로 감독관에게 보고하는 ‘의무’를 지켜야 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근로자가 위험을 파악해 작업을 중단해도 시공사나 발주처가 이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강력히 권고한다. 근로자가 안전을 생존권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위험 상황을 보고하는 문화가 정착된 배경이다. 한국도 산업안전보건법에 근로자의 ‘작업 중지권’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싱가포르의 정책 전환은 큰 성공을 거뒀다. 2005년 당시 싱가포르는 산재 사망률을 2004년 10만명당 4.9명에서 2015년 2.5명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제 2015년 산재 사망률은 1.9명으로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0.92명 수준까지 내려왔다.

안전 플랫폼 기업 WSH Asia의 레이먼드 왓 창립자는 “싱가포르에서는 사고가 나면 근로자, 감독관, 고용주는 물론 발주처까지 모두 책임이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상향식 책임이 강조되면서 모두가 산업재해를 매우 조심하고 신경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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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 싱가포르에서 지하철 공사 중 지반이 함몰되어 노동자 4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 이후 싱가포르는 산업안전보건법을 제정하고 근로자가 위험을 인지할 경우 작업을 중단할 의무를 부여하는 등 안전 문화 개선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싱가포르는 산재 사망률을 크게 줄이며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 인식을 강화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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