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이 이 달 들어 주식 투자 비중을 사상 최대폭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BofA는 전세계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월간 조사에서 글로벌 자산 배분 담당자들이 5월 들어 주식 비중을 4월의 13%에서 50%로 늘렸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은행의 마이클 하트넷이 이끄는 전략가들은 보고서에서 이처럼 높은 주식 투자 비중은 BofA의 매도 신호 발동 시점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기업 실적에 대한 낙관론과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주식 시장 상승세를 부추겼다. BofA는 펀드매니저들의 낙관적인 전망을 반영해 이 달 중 펀드매니저 포트폴리오의 현금 비중은 3.9%로 떨어져 2024년 2월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고 밝혔다.
하트넷은 주식 시장의 ‘강세장 항복’이 거의 완료됐다는 견해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6월초를 주식 시장에서 차익 실현이 적절한 시기로 보고 있다면서 “채권 수익률이 하락폭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몇 주 사이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보다는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채권 수익률이 급등했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약 5.15%까지 상승하여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BofA 설문조사에서는 투자자의 62%가 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6%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BofA의 글로벌 설문조사는 5월 8일부터 14일까지 실시됐다. 총 자산 4,610억 달러를 운용하는 17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인공지능(AI)에 대한 주식 투자자들의 새로운 관심으로 전 세계 지수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 500 지수는 호실적 발표에 힘입어 5월 14일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은 주요 경제 위기 이후 회복기를 제외하면 20여 년 만에 가장 강력한 이익 성장을 기록했다.
상승세의 대부분은 반도체 제조업체에 집중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월 말 이후 거의 50% 상승했다. BofA 설문조사 응답자의 73%가 반도체 주식에 대해 장기 투자 의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펀드 매니저들은 인플레이션을 금리에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았다. 그럼에도 대다수는 여전히 내년에 연준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그러나 지역별 전망에 대한 견해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유럽의 경우 낙관론이 크게 줄었다. 안드레아스 브루크너가 이끄는 BofA 유럽 전략가팀은 유럽 경제 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2024년 10월 이후 가장 크게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란 전쟁으로 인해 자산 배분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펀드 매니저 중 이란 전쟁 초기에는 35%가 유럽 지역 주식 비중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으나 이달 들어 4%가 글로벌 시장 대비 유럽 주식 비중을 낮게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이 미국으로 유입됐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미국 투자자 중 20%가 이 달 들어 미국 주식 비중을 높였다고 답했다. 이는 전쟁 전 미국 주식 비중을 낮췄던 22%와 비교된다.
브루크너와 그의 동료들은 "1999년 이후 데이터를 기준으로 볼 때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자금 이동이 기록상 가장 급격한 사례 중 하나"라고 썼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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