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욕적 컴퓨팅

5 hours ago 2
  • 금욕적 컴퓨팅은 결핍보다 단순함과 집중을 택하는 방식이며, 새 유행보다 원칙·목적·집중을 우선함
  • 알림·팝업·자동 업데이트처럼 주의력을 빼앗는 소프트웨어를 피하고, OpenBSD, Vim, Dillo, Ruby처럼 그냥 작동하는 도구를 선호함
  • 오래가는 지식은 프로그래밍 기초와 Unix 기초에 있으며, vi처럼 수십 년 지속된 텍스트 기반 도구가 낮은 장벽과 지속성을 보여줌
  • 제약은 창의성을 막기보다 돕는 조건이 될 수 있으며, 도구를 끝없이 바꾸기보다 하나를 골라 계속 쓰는 법이 더 중요함
  • 오래된 Lenovo 11E 같은 저렴한 중고 하드웨어도 문서 편집·개발 등 일상 작업에 충분하며, 올바른 소프트웨어 선택이 핵심임

금욕적 컴퓨팅의 의미

  • 금욕적 컴퓨팅은 결핍 자체가 아니라 단순함과 집중을 추구하는 생활 방식에 가까움
    • Wikipedia의 asceticism은 금욕주의를 자기 규율, 자발적 가난, 단순한 삶을 통해 세속적 즐거움을 절제하는 생활 방식으로 정의함
    • 여기서의 금욕은 고통이나 부정이 아니라, Henry David Thoreau의 Walden처럼 “의도적으로 살기” 위해 삶이 세부 사항에 흩어지지 않게 하는 태도에 가까움
  • 핵심 원칙은 세 가지임
    • 개인적 기준이나 도덕을 해치는 것을 하지 않고 지내기
    •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Fear of Missing Out) 앞에서 겁내지 않고 살기
    • 끝없이 반짝이는 새것을 좇는 일을 거부하기
  • 반짝이는 새것은 가장 어려운 상대에 가까움
    • Wikipedia 링크를 따라가다 한 시간 뒤 탭 30개를 열어두거나, 평생 할 생각으로 취미 도구를 샀지만 결국 하지 않는 식의 패턴이 생김
    • 컴퓨팅의 새 유행만 계속 따라가면 정말 관심 있는 것에 깊이 들어갈 기회가 줄어듦
    • 처음에는 반짝이는 것을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고, 지금 새로워 보이는 것이 10년 뒤 익숙한 애용 도구가 될 수도 있음
  • 목표는 원칙, 목적, 집중이 있는 컴퓨팅 생활임
    • 결핍은 원칙을 따르는 과정에서 일부 생길 수 있지만 목적은 아님
    • 학습, 창작, 글쓰기 또는 휴식이 자연스러운 기본 상태가 되기를 바람
    • David Cain의 In Favor of Enjoying Things on Purpose처럼 가진 것을 의도적으로 즐기는 태도와도 연결됨
  • 이런 방식은 자기 처벌이나 과시적 고행이 아님
    • 컴퓨터 사용 습관이 즐겁고 만족스럽기 때문에 유지됨
    • 어느 날 갑자기 선언한 원칙이라기보다 삶의 이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방식임

단순함과 그냥 작동하는 도구

  • Gustave Flaubert의 “삶에서는 규칙적이고 질서 있게 살아야 작업에서 격렬하고 독창적일 수 있다”는 문장이 중요한 기준이 됨
    • 창의적 에너지는 운영체제나 도구와 싸우기보다 자기 프로젝트에 쓰고 싶어 함
    • 약간의 편의를 포기하더라도 복잡함, 고장, 산만함이 줄어드는 쪽을 선호함
  • 방해 없는 환경

    • 알림과 위협으로 사용자의 컴퓨터를 마음대로 방해하는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를 피함
    • 시간과 주의력은 매우 제한적이고 귀중하기 때문에 이를 훔치는 소프트웨어를 싫어함
    • 선호하는 환경은 팝업이나 토스트 알림 없이 입력을 차분히 기다리는 기계에 가까움
    • 자동 업데이트도 보안 목적이라 해도 선호하지 않으며,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준비됐을 때 업데이트함
  • 현재 생산성 도구

    • OpenBSD for the OS: 응집력 있고 그냥 작동하기 때문
    • Vim for the text editor: 텍스트 편집기 영역에는 좋은 선택지가 많음
    • Dillo for browsing the web: 특정 정보를 찾아본 뒤 곧바로 원래 하던 일로 돌아가기 좋음
    • Ruby for scripting: 개인용 유틸리티를 만들기 편함
    • OpenBSD의 6개월 릴리스 주기는 잘 맞는 리듬으로 받아들여짐
    • Dillo를 한 컴퓨터의 주 브라우저로 매일 쓰기 시작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고, 이후 더 쓸 말이 생길 수 있음
    • 이런 목록은 개인화되고 고집스러워야 하며, 다른 사람이 동의하지 않아도 괜찮음
  • 덜 깨지기 쉬운 도구

    • 긴 여행에서는 복잡하고 취약한 장비가 망가져 버려지고, 깨지지 않거나 쉽게 고칠 수 있는 장비만 신뢰할 동반자로 남는다는 비유가 쓰임
    • “use something in anger”는 장난이 아니라 실제로 중요한 상황에서 도구를 쓰는 것을 뜻함
    • 그런 순간에는 겉모습이나 유행이 아니라 정말 작동하는지만 중요해짐
    • 어떤 도구가 실망시켰고 어떤 도구가 버텼는지는 실제 사용 순간에 기억됨

오래가는 지식과 도구

  • 배움은 크게 두 범주로 나뉨
    • 일시적이거나 한 번 쓰고 끝나는 지식
    • 오래가고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는 지식
  • 독점 소프트웨어를 배우는 일은 주로 첫 번째 범주에 들어감
    • BIOS/UEFI 설정과 하드웨어 세부 정보도 대체로 첫 번째 범주에 속함
  • 프로그래밍 기초와 Unix 기초는 두 번째 범주에 들어감
    • 1970년대부터 존재한 Unix 프로그램을 배우는 일도 오래가는 지식에 속함
    •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기초”임
  • Lindy effect는 오래 지속된 것이 변화, 퇴장, 경쟁에 저항했고 앞으로도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점으로 쓰임
    • vi 편집기는 1976년에 나왔고 약 50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 사용됨
    • 앞으로도 50년 더 갈 수 있을지 모른다고 봄
  • 1970년대 기술의 지속성은 기묘하지만, 텍스트 인터페이스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바꾸고 조합하는 장벽이 매우 낮음
    • 장치가 바뀌어도 텍스트 기반 도구는 계속 작동함
    • 예술에서 드로잉이나 글쓰기의 기초를 배우는 일처럼, 이런 기초는 계속 보상을 줌

창의적 제약과 하나를 골라 계속 쓰기

  • Wikipedia의 asceticism 항목은 금욕주의자가 자발적 제약을 통해 사고의 명료함과 파괴적 유혹에 저항하는 능력 같은 더 큰 자유를 얻는다고 봄
    • 핵심 역설은 제약이 자유가 된다는 데 있음
  • 예술에서는 제한이 강력한 창작의 동맹이 될 수 있음
    • 붓 하나만 쓰거나 집에서 찾을 수 있는 재료만 쓰는 방식은 창작 정체를 돌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
  • 컴퓨팅에서도 같은 원리가 작동함
    • Jon Bentley의 Programming Pearls 첫 장은 제한된 메모리라는 하드웨어 제약이 있는 정렬 문제를 다룸
    • 메모리 제약이 없었다면 일반 라이브러리 정렬 루틴이 당연한 답이었지만, 제약 때문에 큰 비트 필드를 채우는 해법이 나옴
    • 이 해법은 메모리 효율적이지는 않았지만 일반 정렬보다 한 자릿수 배 정도 빠른 부수 효과를 얻음
  • 모든 것이 가능하고 제한이 없으면 창의적 사고에는 오히려 나쁠 수 있음
    •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영화를 보는 시간보다 옵션을 스크롤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상황과 비슷함
    • 예전에는 좋아하는 VHS 테이프 열두 개 중 하나를 골라 바로 봤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없었음
  • 텍스트 편집기, 명령 셸, Linux 배포판, 창 관리자, 색상 테마까지 “정답”을 찾느라 스스로 산만해질 수 있음
    • 처음에는 넓게 탐색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내는 과정이 있었음
    • 자기 작업에 집중할 준비가 되었을 때는 선택한 도구를 계속 쓰는 법을 익히는 편이 더 나았음
    • 하나의 진정한 도구를 찾아 떠나는 유혹보다, 선택한 도구의 제약 안에서 원하는 일을 해내는 법을 배우는 편이 시간을 더 잘 쓰는 일이었음
    • 관련해서 sticking with it here in this new card에 더 긴 내용이 있음

하지 않고 지내기의 씁쓸함과 달콤함

  • 최근에는 광고를 거의 보지 않고 지내며, 광고를 오래 보지 않을수록 광고에 더 강하게 저항하게 됨
    • 인쇄물 광고는 비교적 무시하기 쉽지만, 영상이나 오디오에서 광고를 억지로 견디는 방식은 받아들이기 어려워짐
    • 좋아하는 팟캐스트라도 광고를 들어야 한다면 더 이상 듣기 어렵다고 느낌
  • 이런 태도 때문에 놓치는 것이 실제로 생김
    • 때로는 놓치지 않았으면 싶을 때도 있음
    • 나이가 들수록 그런 선택을 하는 일이 쉬워진다고 느낌
  • 하지 않고 지내는 능력은 가진 것에 만족하는 능력과 연결됨
    • Oscar Wilde의 “진정한 만족은 모든 것을 갖는 데 있지 않고 가진 모든 것에 만족하는 데 있다”는 문장이 인용됨
    • Morpheus의 Matrix 대사를 빌려, 가진 것에 행복해지는 감각은 말로 들어서 아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해야 한다고 표현함
  • 미디어 소비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운영체제, 웹사이트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됨
    • 개인적 원칙을 어기는 것들을 포기하면 실제로 놓치는 것이 생김
    • 다만 타협은 선택 가능함
    • Valve의 Steam은 자유 소프트웨어가 아니고, stock Android는 휴대폰에서 마지못해 함께 사는 것으로 분류됨
    • 여러 컴퓨터를 두면 일부를 편의와 맞바꿔 원칙 없는 컴퓨팅에 임시로 “희생”할 수 있음

예리함을 유지하기

  • “ascetic”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어에서 “훈련” 또는 “연습”을 뜻하는 말로 연결됨
    • 여기서 금욕적 컴퓨팅은 단순한 절제가 아니라 훈련의 의미를 가짐
  • 글쓰기와 프로그래밍은 생각을 정리하고 새것을 만드는 연습임
    • 최소한의 도구를 자주 쓰면 머리를 예리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됨
    • 더 많이 연습할수록 더 나아지고, 더 나아질수록 다시 연습하고 싶어지는 순환이 생김
  • 깊은 생각은 생각하는 연습을 통해 길러짐
    • 생각과 행동 사이에는 지름길이 없음
    • Tugba의 think until you can think no more는 모든 생각, 감정, 무엇·왜·어느 것·어떻게를 적으며 숨은 생각을 끌어올리는 과정을 창의성의 한 형태로 표현함
  • 단순하고 최소한의 도구는 생산성의 환상을 주지 않음
    • 도구는 홈을 파거나 글자를 찍거나 볼트를 조일 뿐임
    • 동기와 노력과 생각은 사용자가 제공해야 함
    • 결과물은 그만큼 사용자 자신의 연장이 됨

금욕적 프로그래밍

  • 제한은 프로그래밍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함
    • The Ascetic Programmer: How asceticism benefits programming, science, and the arts by Antonio Piccolboni를 읽고 즐겼음
    • 가장 좋아하는 문장 중 하나는 “이 책이 여러분의 노력에 불필요한 제한을 도입하도록 영감을 주기를”이라는 취지임
  • 3.5인치 플로피 시대 말기에 프로그래밍을 시작했고, 1.44MB 한계 안에 얼마나 많은 놀라운 것을 담을 수 있는지 잊지 않음
  • 이전에 쓴 관련 글도 같은 흐름에 있음
  • 주머니 속 슈퍼컴퓨터 시대에도 모든 KB가 중요하다고 여기며 프로그래밍함
    • 예시로 my 'Why?' section here가 연결됨
    • 더 작게 제한하면 더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봄

미니멀리즘이 아닌 맥시멀리즘

  • 여기서 말하는 금욕은 미니멀리즘의 동의어가 아니며, 재미나 기쁨의 부재도 아님
    • 작은 도구 세트를 쓰고 기본 설정을 최대한 유지하는 습관은 있지만, 컴퓨팅 상황 전체를 미니멀리스트라고 부르기는 어려움
    • 무거운 설정에 얽매이지 않는 것을 좋아하고, 새 Unix 계열 시스템에서도 거의 바로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음
  • 여러 대의 컴퓨터를 서로 다른 작업 공간처럼 두는 것을 좋아함
    • Computers as Workspaces에서 이 관점을 이미 다룬 적이 있음
    • 이후에도 저렴한 작은 컴퓨터들이 더 들어왔고 나간 것은 없음
  • 대부분의 컴퓨터는 공통 속성을 가짐
    • 중고임
    • 저렴함
    • 전원을 꺼두면 지속 비용이 없음
    • 라이선스 비용, 구독, 외부 의존성이 없음
    • 다시 켜면 작은 microworldsforever worlds처럼 또 다른 모험을 기다림
  • 이것은 원래 의미의 맥시멀리즘에 가까움
    • 좋아하는 것을 찾고, 시간이 지나며 더 많이 모았고, 이제 많이 갖게 됨
    • 책 컬렉션처럼 한 종류의 것이 많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잡동사니와는 다르게 느껴짐
  • 많은 사람에게는 컴퓨터 수가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원칙을 거의 따르는 수집이기 때문에 여전히 금욕적이라고 봄
    • 여러 컴퓨터가 있으면 일부를 편의를 위해 원칙 없는 컴퓨팅에 임시로 내줄 수 있음
    • 전설 속 Faust가 영혼 전체를 거래한 것과 달리, 한 대의 컴퓨터나 휴대폰이 원칙 없는 운영체제를 실행하는 정도는 훨씬 덜 심각한 계약으로 여겨짐
  • 이 컴퓨터들은 작은 전자 정원에 가까움
    • 대부분의 식물은 대부분의 시간에 휴면 상태인 정원처럼, 컴퓨터들도 필요할 때 켜짐
    • garden hermit처럼 그 정원을 즐기는 모습으로 표현됨
    • 이는 기쁨과 재미의 영역임

돈을 아끼고 영향을 줄이며 가진 것을 즐기기

  • Moore의 법칙이 힘을 잃은 시점이, 가정용 컴퓨터 사용자가 합리적으로 원하는 일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값싸고 신뢰할 만한 컴퓨팅 수준에 도달한 뒤였다는 점을 다행으로 봄
    • Bill Gates의 “640K ought to be enough for anybody”로 알려진, possibly fiction인 일화를 떠올릴 수는 있음
    • 1981년의 컴퓨터가 일상 작업에서 매우 제한적이었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지만, 지금도 같은 방식으로 제약받고 있다고 보지는 않음
  • 일상적으로 쓰는 컴퓨터 중 하나는 8년 된 Lenovo 11E
    • “Education Series” 모델이며 Celeron N3450 CPU와 8GB RAM을 갖춤
    • 새것일 때도 “저성능”이었고, 4년 전 중고로 샀을 때는 더 저성능이었으며, 지금은 몹시 저성능으로 여겨짐
    • 가족과 소박한 외식을 하는 비용보다 이 컴퓨터를 산 비용이 더 적었음
    • 그래도 일반적인 가정용 컴퓨팅 작업은 완전히 수행 가능함
  • 이 컴퓨터로 잘하지 못하는 일도 있음
    • 현대적인 3D 렌더링
    • 현대적인 과학 시뮬레이션, 예를 들어 날씨나 핵 관련 작업
    • 지난 10년 사이 나온 AAA 1인칭 슈팅 게임
    • 때로는 실제로 더 강력한 성능이 필요함
  • 반대로 이 오래된 기계로 할 수 있는 일도 충분히 많음
    • 문서 편집
    • 소프트웨어 개발
    • 거대한 수학 계산
    • 수십억 레코드 처리
    • 30년 전 방 하나를 채우는 국가 규모 슈퍼컴퓨터 연구실에서 기대했을 법한 여러 작업
  • 느슨하게 말하면 “당시의 Cray == 지금의 Celeron”에 가까움
    • 지금은 믿기 어려울 정도의 컴퓨팅 풍요 시대임
    • 생산적인 작업은 매우 빠르며, 기다리는 시간은 밀리초 단위이고 나머지 시간에는 컴퓨터가 사용자를 기다림
    • 값싸고 신뢰할 수 있는 가정용 하드웨어는 이미 도달했으며, 올바른 소프트웨어 선택이 필요함
  • 매우 진지한 게이머, 시각 예술가, 음악가, 또는 강력한 실시간 처리가 필요한 특수 분야가 아니라면, 성능 향상을 위해 컴퓨터 하드웨어를 자주 교체하던 시대는 당분간 사실상 끝났다고 봄
    • 레트로컴퓨팅을 하면 아주 오래되고 “구식”인 컴퓨터가 소셜 미디어 웹사이트 렌더링을 잘 못한다는 보너스도 있음
    • 잠시 오프라인이 되고, 연결을 끊고,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이 금욕적 컴퓨팅의 마무리에 가까움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