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관세 대응 수출기업에 대출 추가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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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한미 간 관세 협상이 타결됐지만 자동차 등 주요 품목에 15% 수준의 상호관세가 여전히 유지되면서 수출기업의 부담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산업은행이 운용 중인 4조원 규모 ‘관세대응 저리지원프로그램’이 연내 전액 소진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추가 재정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전기차 배터리·부품 등 여전히 고율 관세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일 “관세 부담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산업은행의 위기대응 특별프로그램 등 정책자금 소진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며 필요 시 추가 재정을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적용하던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상호관세 구조를 유지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반도체·항공기 부품 등 일부 품목은 무관세나 최혜국 대우를 받게 됐지만 자동차·철강 등 주력 수출산업에는 여전히 두자릿수 관세를 적용한다. 이 관계자는 “한미 간 합의에도 우리 주력 산업의 부담은 여전하다”며 “관세 대응 금융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점검 중이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이 운용 중인 ‘관세대응 저리지원프로그램(3조원)’과 ‘핵심산업 플러스 설비투자지원 특별프로그램(1조원)’은 이미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관세대응 프로그램은 9월 말 기준 1조 4250억원이 집행됐고 10월 접수분까지 포함하면 총 2조 9682억원으로 전체 자금의 98.9%를 소진한 상태다.

산은은 9월부터 대출 금리 인하 폭을 기존 0.2%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확대하고 중소기업 대출한도는 3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중견기업은 5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상향했다. 또 협력업체와 계열 대기업까지 지원 대상을 넓히며 피해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도왔다. 자동차·부품 업종이 지원액의 38%(58건·5410억원), 철강 업종이 22.4%(27건·3198억원)를 차지하며 주요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관세피해기업 지원 2차 패키지’ 검토

문제는 ‘관세 쇼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자동차는 관세율이 10%포인트 낮아졌지만 전기차 배터리·부품 등 일부 품목에는 여전히 고율 관세를 적용한다. 철강·기계 분야 역시 일부 품목에서 최혜국 대우를 받지 못해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협상 이후에도 상호관세 15% 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중소 수출기업의 체감 부담이 여전하다”며 “정책금융기관의 자금 지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산은의 위기대응 특별프로그램 재원을 확충하거나 별도의 ‘관세피해기업 금융지원 2차 패키지’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 산은을 통해 4조원 규모의 ‘관세대응 저리지원 특별패키지’를 출범시킨 바 있다.

금융당국은 당장 추가 재정 투입을 단정하긴 어렵지만 산업계의 신청 속도를 고려하면 연내 추가 배정이 불가피하리라 내다 보고 있다. 관세 부담을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의 정책금융 역할은 당분간 확대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선 산은의 집행 현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연내 재정 여력을 살피고 있다”며 “수출 경쟁력 유지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이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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