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육군과 손잡고 군 최전방에 로봇을 투입한다. 살상 임무를 제외한 경계, 수색 등 비전투 분야에 로봇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인구절벽으로 상비 병력이 2040년 35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로봇이 전력 공백을 메우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0일 군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육군본부는 조만간 로봇 공급 등을 포함한 협력 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업무협약(MOU)도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현장에는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를 비롯해 로봇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 등이 투입될 전망이다.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투입 대상에서 일단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과 육군은 그동안 여러 차례 실무 회의를 했다. 양측은 전투 분야를 제외한 정찰, 수색, 보급 등 비전투 임무에 로봇을 투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팟은 지뢰 지대를 수색하고, 모베드는 험지 보급과 통신 중계 거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결정으로 로봇 한 대가 병사 두 명 이상의 경계 범위를 담당하는 유·무인 복합 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군이 현대차 로봇에 손을 내민 것은 급격한 병력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2020년 65만 명이던 상비 병력은 올해 45만 명 수준으로 줄었다. 육군 관계자는 “미래 전장 환경 변화에 대비해 다양한 첨단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급감하는 군 병력…로봇이 GOP·해안 경계 맡는다
미국과 중국 등 로봇 강국은 여러 종류의 로봇을 군에 실전 배치해 테스트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외형이 비슷한 고스트로보틱스 ‘비전60’이 대표적이다.
비전60은 2021년 4월 미국 공군 플로리다주 틴들 공군기지를 비롯해 여러 기지에서 감시, 정찰, 경계 임무를 수행 중이다. 단순히 카메라로 화면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다방향 영상과 열화상 카메라 등으로 적을 감지하고, 인공지능(AI)이 이 정보를 판단해 군에 알린다. 군 관계자는 “병사가 위험 지역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보내는 정찰뿐 아니라 악천후 때나 사람이 갈 수 없는 지역에 보내는 순찰 등에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美·中 실전에서 다양하게 사용
현대자동차그룹과 육군이 논의하는 실전 배치 활용 방안도 비전투 영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로봇이 최전선에 나가 당장 전투하는 방안보다는 줄어든 한국군 병력을 보조할 수 있도록 정찰, 수색 등 비전투 임무에 로봇을 활용하는 것이다.
4개 바퀴로 이동하는 ‘모베드’와 스팟,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 등 현대차그룹 로봇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한국 육군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2020년 65만 명이던 상비 병력은 올해 45만 명 안팎으로 급감했다. 2030년 이후에는 40만 명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20만~130만 명인 북한의 3분의 1 수준이다.
활용 범위가 가장 넓은 로봇은 스팟이다. 스팟은 포스코와 SK에너지 공장 등 산업 현장에 배치돼 사람이 닿을 수 없는 위험 지역을 순찰하고 있다. 바퀴나 궤도 대신 4족 보행 로봇 형태로 산악지대, 진흙탕, 눈 덮인 지역 등 군이 필요로 하는 험난한 지형에서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일반전초(GOP), 해안 경계 등의 임무가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는 병사가 철책과 해안선을 따라 감시하고, 움직임이 포착되면 사람이 직접 확인하는 구조다. 하지만 군 병력이 줄면서 이런 상시 감시 체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최근 최전방 GOP 부대 병력을 2만2000명 수준에서 6000명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그 대신 군은 로봇 등 AI 기반 유·무인 시스템을 활용해 빈자리를 메울 계획이다. 육군은 제5보병사단 GOP와 제23경비여단 해안 경계 작전 등에 드론과 다족 보행 로봇을 다양하게 시험 적용하고 있다.
◇“로봇 수익화 시작됐다”
모베드는 정찰과 보급, 수송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병사가 들어가기 어려운 전장 환경에 먼저 보내 정찰과 보급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개념이다. 현대전이 드론과 정밀타격 중심으로 바뀌면서 사람 대신 움직이는 모빌리티 플랫폼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모베드는 바퀴 네 개가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차체 높이와 기울기를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환경에서 이동이 가능하다. 바퀴형 로봇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장 깊숙한 곳까지 탄약과 식량, 배터리, 의약품 등을 운반하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로봇에 들것을 올려 원격으로 부상자를 빼내는 용도로도 활용됐다.
로봇의 실전 배치는 현대차그룹 로봇 사업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에 실제 배치돼 혹독한 환경에서 운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실전 활용 경험을 축적하면 글로벌 방위산업 로봇 시장에서 다양한 러브콜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 외에 ‘큰손’인 국방부를 고객으로 확보한 데 의미가 있다”며 “산업 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로봇이 방산 분야에서도 널리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수익성 개선 작업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8년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공장에 투입하는 데 이어 2030년 이후에는 부품 조립과 물류 이동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진다.
김우섭/양길성 기자 duter@hankyung.com

36 minutes ago
1







!["아아 팔아 갖고는"…치킨·볶음밥까지 내놓은 커피전문점 '속사정' [트렌드+]](https://img.hankyung.com/photo/202604/01.43949627.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