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 하루만에 5000억 늘기도
금융당국, 비상관리 체제 돌입
매주 목표미달 은행 집중 점검
우리銀, 플랫폼 대출상품 중단
국내 증시에 불어닥친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 속에 마이너스통장을 비롯한 신용대출이 한 달 새 5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증시 변동성 확대로 신용대출 위험성이 커질 가능성을 주시하며 비상관리 모드에 돌입했다.
금융당국이 11일 발표한 '5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3000억원 늘어났다. 4월에 3조5000억원 증가한 것에 비춰 보면 3배에 육박한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는 신용대출이 주도했다. 주택담보대출은 4조원 늘어 전월(5조500억원)보다 오히려 증가세가 둔해졌지만 '기타 대출'이 5조3000억원 급증했다. 기타 대출에는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카드론, 예·적금 담보대출 등이 포함된다. 기타 대출이 이처럼 폭증한 것은 부동산이 활황이던 2021년 7월 이후 5년 만이다.
당국은 급격한 '빚투' 확산이 신용대출 급증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관망하던 금융당국도 빚투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고 은행권 대출 상황 매주 점검 등 조치에 착수했다. 금융당국은 지금까지는 주로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는 차원의 대출 규제에 집중했다. 지난해 세 차례에 걸친 부동산 대출 규제로 주담대 증가세를 눌러온 게 대표적이다. 신용대출도 연소득 이내로 대출 한도를 제한하긴 했으나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흐르는 걸 막기 위한 차원이었다. 하지만 코스피가 폭등하면서 부동산에 집중됐던 투자는 자연스럽게 주식 시장으로 옮겨갔고, 부동산이 아닌 주식 투자를 위해 은행의 신용대출을 당겨 쓰는 사례가 급증했다.
그동안 주담대만 틀어막았던 은행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증시 출렁임이 극대화됐던 지난 5월 은행 신용대출이 급증하며 은행별로 월별 설정 가계대출 증가율이 목표치를 넘어서는 사례도 나왔다. 금융당국이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1.5%로 지난해(1.7%)보다 낮춰 취급할 수 있는 대출 총량이 줄어들었는데도 증가세가 제어가 안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잔액(실제 인출액)이 가파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 은행권 기타 대출은 3조7000억원 늘었는데 이 가운데 마이너스통장 증가액이 2조6000억원에 달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 4월 말 39조7877억원에서 5월 말 41조5324억원으로 늘었고, 이달 10일 기준으로도 42조8276억원까지 증가했다.
특히 주가가 하락할 때 마이너스통장 인출이 급증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가 급락하며 7500선이 붕괴됐던 지난 8일에는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하루 만에 5000억원 늘었다. 이달 들어 신용대출 금리 상단이 6%를 넘어 7%에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에도 이자 부담보다 주식 시장 수익률이 더 클 것으로 기대하며 빚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11일 5대 은행을 소집해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안정될 때까지 관리 목표를 지키지 못한 금융회사를 매주 불러 관리 실적을 점검하기로 했다.
또 은행들에 신용대출을 조일 것을 주문했다. 우선 은행권은 고액 연봉자의 신규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신용대출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 차주의 조기 상환을 유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우리은행은 이날 가계부채 점검회의 직후 12일부터 대출 비교 플랫폼에서 제공 중인 신용대출 상품에 대한 신규 가입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
[김혜란 기자 / 이희수 기자 / 공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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