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준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AI기본법이 제정되는 등 플랫폼에 직간접으로 연관된 법률들이 제정되고 있다. 다행히 아직은 우려됐던 규제들의 강화는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추가 규제 가능성들은 이 법들의 제정과 함께 더욱 열렸다고 업계는 우려하는 상황이다. 물론 플랫폼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시대에 규제는 필요할 수 있겠지만, 필자가 언제나 주장하는 것처럼 이미 우리의 기업들은 충분한 규제를 받고 있고, 정부 기관들은 언제든 문제가 있으면 규제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당국이 우려하는 '규제의 부족'은 있었던 적이 없었고 없을 것 같다.
안타까울 정도로 국민의 플랫폼에 대한 현재 여론은 차갑다. 그만큼 대국민 대응에서 플랫폼 기업들이 잘못 대처, 행동한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플랫폼 기업에 차가운 반응의 근간에는 현재 국가의 경제 구조적 문제가 있다. 미국, 일본, 독일보다 2배로 많은 소상공인은 열악한 환경에서 다른 국가 소상공인보다 1/2밖에 되지 않는 수익을 나눠 가질 수밖에 없고, 이 열악한 상황에서 플랫폼 기업의 타국 대비 매우 낮은 수수료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이 부분에서 가장 큰 비난을 받아야 할 것은, 이 열악한 상황을 만들고 더 악화시키고 있는 정부다. 지난 십수년간 좋은 봉급 생활자 일자리들을 만드는 데 실패하고, 극소수의 고용이 보장되고, 처우가 좋은 대기업 봉급생활자들을 제외한 많은 국민을 소상공인 일자리로 내몰리게 하고, 넉넉한 생활이 불가능한 월 익으로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여기에 정부의 직접지원금으로 소상공인들을 버티게 하고 근본적 해결책은 강구하지 않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미래 개선 효과가 없는 곳에 당장을 위한 재정을 소진하는 정책이다. 게다가 소상공인들은 사업정리 시 정리비용으로 2억원 정도가 필요해서, 막상 정리도 할 수 없는 진퇴양난의 개미지옥에 빠져있다. 플랫폼 기업의 잘못이 일부 있겠지만, 근본적 문제를 만든 정부는 모든 것이 악덕 플랫폼 기업들의 잘못인 양 마녀사냥을 하며, 궁극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와중에도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들은 기업보다 잘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 빠져 있다. 기업들의 능력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능력을 과신하며, 한번도 성공한 적 없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 수십개의 공공 배달 플랫폼들을 아직도 운영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에 투자했던 금융투자기업들은 낮은 투자 수익률로, 투자해줬던 투자자들에게 책임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플랫폼 기업들은 소상공인들이 생각하는 만큼 많은 이익을 내지 않고 있으며, 낮은 수익성 때문에 수익증대 압박을 받고 있다. 마치 대동강 물을 팔았던 봉이 김선달처럼 아무 비용도 안 들여 플랫폼을 쉽게 운영한다고 인식되는 상황이며, 낮은 수익성 속에 기업들은 향후 AI 등 혁신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도 미국, 중국의 거대기업들에 대항하기 벅찬, 적은 투자자금으로 혁신 기술을 만들고 있는 기업들이 다시 한국을 먹여 살릴 동안, 연금술과도 같았던 과거 기적들을 신사업 규제, 컴플라이언스 규제 속에도 계속 만들어 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이렇게 기업들이 존중받지 않고,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기업의 사업 확장 의지는 꺾일 것이다. 국가가 만들어야 할 국민에게 제공될 좋은 일자리들도 더욱 제공될 수 없을 것이다.
십수년간 규제 완화를 외쳤지만, 수많은 신사업은 기존 산업 보호를 위해 묶여있다. 나눠먹기식 소액 지원 제도들은 한국의 미래를 이끌 기업들을 키우는 데 번번이 실패해 왔다. 최근 정부의 과감하다는 AI 지원사업들도 나눠먹기식 예산 지원의 구태를 크게 벗지 못했다는 지적들이 많다. 하루빨리 규제를 획기적으로 철폐해 신산업을 수용해야 한다. 선별적인 혁신자금 지원을 통한 국가대표 유망기업들을 키워내는 과감함만이 AI 시대 한국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답임을 정부와 우리는 하루빨리 깨달아야 한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byoo@snu.ac.kr

2 week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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