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돈보다 시간 필요한 새도약기금 채권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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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6-08-11 오전 5:05:00 수정 2026-08-11 오전 5:05:00 가 가 [이상제 대부금융연구소장] 빚을 탕감해 주는 정책은 언제나 뜨거운 논란을 부른다. 채무자의 재기와 경제적 부활을 돕자는 명분과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계약 존중 원칙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최근 장기 연체 채권 소각을 위한 새도약기금을 둘러싼 논쟁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같은 갈등을 영국도 겪은 적이 있다. 영국의 채무면제명령(DRO)은 상환 능력이 사실상 없는 저소득자의 채무를 행정절차로 정리해주는 제도다. 채권 가치가 이미 소멸했다는 판단에 기초하므로 채권자의 재산권 침해 논란이 상대적으로 적다.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개인 무담보채권을 매입해 소각한다. 올해 초 기준 대부업권이 보유한 대상 채권은 약 4조 9000억원으로 전체의 30%에 이른다. 이미 15~16% 수준의 유상으로 매입한 채권을 5% 가격에 넘겨야 하는 업체들은 손실 부담이 크다. 대형 매입채권추심업체들의 기금 참여가 저조한 이유다.해법은 단순히 매입 가격을 올려주는 데 있지 않다. 핵심은 상환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 업체들은 채권 매입 자금을 조달할 때 해당 채권을 담보로 제공한다. 채권을 기금에 매각하면 담보가 사라지고 돈을 빌려줬던 대주 금융회사들은 차입금의 즉시 상환을 요구한다. 5%의 매각 대금만으로는 이 같은 자금 압박을 막아내기 어렵다. 손실의 크기보다 충격이 한꺼번에 몰려온다는 점이 참여를 가로막는 실질적인 장애물이다. 정부가 유인책으로 제시한 은행 차입 허용과 서민금융 우수대부업자 지정 요건은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우수대부업자 지정 요건은 저신용자 대출 잔액과 비중이다. 채권 매입과 추심을 전문으로 하는 매입채권추심업자는 대출 잔액이 없어 애초에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 빌린 돈은 일정 비율의 저신용자 대출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차입금을 갚는 데 쓸 수도 없다. 유인 크기 문제가 아니라 방향이 맞지 않은 셈이다. 매입가 전액 보상으로 소각을 유도하기도 어렵다. 8000억원 수준의 필요 자금을 기금이 감당할 수 없다. 재원이 있고 공적 자금이 투입된 다른 업권과 차별을 인정하더라도 세금으로 민간업체의 기대이익까지 보전하느냐는 비판을 넘기 쉽지 않다. 손실 보전에 대한 고려 없이 페널티만으로 매각을 유도하면 합법적으로 취득한 채권을 시가보다 크게 낮은 가격에 강제 처분시키는 꼴이 된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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