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신용대출 3년 추이 분석
허위보증 논란 뒤 당국 제재
부담느낀 시중은행 잔액 감소
기업銀 생산적금융 역할 커져
기술신용대출 시장이 최근 3년간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허위·부실 평가서를 바탕으로 기술금융 실적을 부풀린 사례가 드러난 뒤 금융당국이 심사 기준을 강화하자, 시중은행들이 건전성 부담 등을 이유로 취급을 줄인 영향이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같은 기간 잔액을 약 32조원 늘려 감소분을 흡수했다.
1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전체 은행권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326조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329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사실상 정체 상태다.
다만 은행별 흐름은 크게 엇갈렸다. 기업은행은 기술신용대출 잔액이 2023년 102조3000억원에서 올해 133조9000억원으로 31조6000억원 늘었다. 전체 은행권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1.1%에서 41.1%로 1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합산 잔액은 같은 기간 173조3000억원에서 143조4000억원으로 약 30조원 감소했다. 기업은행이 4대 은행 감소분을 그대로 메우며 시장 외형을 떠받친 셈이다.
4대 시중은행이 잔액을 줄인 배경에는 당국의 평가기준 강화가 있다. 기술신용대출은 기술력은 있지만 담보력이 취약한 창업·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2014년 도입된 제도다. 기술신용평가기관이 은행 의뢰를 받아 평가서를 발급하고, 이를 토대로 대출 한도와 금리 등이 정해진다.
그러나 제도 운영 과정에서 신용평가기관이 은행이나 기업 요구에 맞춰 평가서를 허위 발급하고, 은행은 이를 이용해 기술금융 실적을 부풀린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2022년 신용정보법 위반 관련 검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점으로 기술신용대출 기준을 대폭 상향했다.
기준 강화는 시중은행의 보수적 태도와 맞물렸다. 기술신용대출은 담보 없이 기술력을 보고 자금을 공급하는 성격이 강해 일반 담보대출보다 리스크 관리 부담이 더 크다. 4대 은행이 당국 규제를 기점으로 잔액을 줄였던 이유다. 반면 기업은행은 기준 강화 이후에도 기술신용대출을 늘렸다. 국책은행으로서 본연의 자금공급 역할을 수행한 결과다. 중금채 발행을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편 시중은행도 생산적 금융 기조 강화에 따라 기술신용대출을 일부 다시 늘리는 추세다. 4대 시중은행 잔액은 지난해 말 140조1000억원에서 올해 3월 143조4000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3조3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정점을 기록했던 2023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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