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김건희 특검' 출범을 앞두고 병원에 입원한 것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여사에 대해 "한때는 '국모'였지 않느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겠나"라고 밝혔다. 그는 "정확한 내막은 잘 모르겠다"고 전제하면서도, 자신을 겨냥한 특검에 "아픔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특검은 야당일 때 요구할 수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거대 여당이고 집권당"이라며 "집권당이라면 검찰이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든 법원이든 다 있지 않느냐. 특검으로 전환한다는 건 초유의 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김 여사가 수사를 피하기 위해 입원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장경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 여사의 건강상태가 내가 보기에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일 김 여사가 성형외과를 방문해 3시간 머물렀다며, 비상계엄 사전 인지 의혹과 함께 프로포폴 등 불법 약물 투여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날도 그는 "구속을 면하기 위해 병원에 간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만약 아프시다면 빠르게 쾌유하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박성준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특검을 피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정정당당하게 수사를 받을 사람이라면 이런 방식의 입원은 하지 않는다"며 "그간 윤석열 전 대통령을 앞세워 자신과 관련된 문제를 덮으려고 했던 사람이, 지금 이 시점에서 (병원에 입원한 것은) 조사를 받기 위해 건강을 회복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수사를 피하기 위한 작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김 여사는 전날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으며, 현재 정신과 병동에서 치료 중이다. 김 여사는 지난주 우울증 증상으로 이 병원의 정신과를 찾아 외래 진료를 받았고, 당시 담당의는 입원을 권유했지만 김 여사는 귀가를 택했다. 이후 증세가 악화돼 결국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입원 초기 과호흡 증상을 보여 호흡기내과 진료도 받았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은 입원 당일 본인의 재판을 마치고 늦은 오후 병실을 찾아 김 여사 곁을 지키다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