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탈출하는 대한민국엔 희망이 없어요. 큰 죄를 짓지 않는 한 기업인이 감옥 가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김문수 후보(74·전 고용노동부 장관)는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너진 한국 경제를 되살리려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동 운동가 출신으로서 노사가 협력해 발전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김 후보는 “나는 청계천 재단 보조부터 장관까지 하면서 가장 바닥부터 제일 위까지 경험해본 사람”이라며 “노사화합, 빈부격차해소 등에 가장 적합한 중도적 통합론자”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1문 1답.
▶이번 대선에 뛰어든 이유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맞이한 국가적인 위기상태를 극복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어서다.”
▶대한민국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가 뭔가.
“대한민국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와 흔들리는 국가 위기 상황이다. 그 원인은 국민들이 더 잘 아신다. 극한의 정치 대립이다. 이번 대선은 대통령 한 사람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대한민국을 지키고 통합해 대한민국을 하나로 만들 사람을 뽑는 선거다. 혼란의 정치를 정상화하고 분열된 국민을 통합하겠다.”
▶정치 위기 뿐만 아니라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이야 말로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펼칠 때다. 구직도 안하고 ‘쉬었음’이라고 답변하는 청년이 54만명으로 역대 최대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관세 쓰나미를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달려가고 있다. 국내 기업이 탈출하지 않고, 외국 기업도 몰려 드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왜 기업들이 한국을 떠난다고 생각하나.
“싱가포르엔 다국적 기업 아시아 본부가 5000여개 있는데, 우리나라엔 100여개 밖에 없다. 우리가 더 좋은 지정학적 환경에 있는데도 기업이 몰리지 않는 건 기업을 옥죄는 법 때문이다. 삼성, SK, 롯데 주요 기업 총수가 다 옥살이를 않았나.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은 노란봉투법 등 기업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입법까지 쏟아냈다.”
▶해결책이 있나.
“중대재해처벌법, 주52시간 근로제 등 과도한 노동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 불미스러운 사고가 일어나는 건 안타깝지만, 그 사고 때문에 기업인이 감옥에 가야 하는 환경이라면 누가 안심하고 투자하겠나. 근로 시간 규제를 과감하게 풀고 성과 만큼 받아가는 구조를 만들 것이다.”
▶세제 정책은 어떻게 펼 것인가.
“법인세와 상속세를 과감하게 낮춰야 기업이 남는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24%에서 21%로 인하하고, 과세표준구간을 4단계에서 2단계로 단순화할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위로 높은 상속세 역시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AI(인공지능) 등 첨단산업에 대한 정책 방향을 듣고 싶다.
“한국을 AI 3대 강국으로 만들겠다. 대학 전공과 중고등학교 과정에 AI 도입을 늘려 1000만 AI 전문가 시대를 견인하겠다. 국가인공지능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을 전체 산업과 국민생활로도 확대할 것이다.”
▶직전까지 고용노동주 장관을 지냈다. 노동 개혁 추진 방안은.
“현재는 모든 산업의 모든 기업이 다 하나의 노동법을 적용받고 있다. 이렇게 경직적이고 획일적인 법규보다는 보다 유연한 노동법이 필요하다. 각 산업에 맞춰서 사회보장제도를 강화해야 실업급여를 보장받을 수 있다.”
▶노동 전문가 출신인데 노동계는 출마를 반대했다.
“나는 ‘전태일 정신’을 늘 말한다. 전태일은 자신의 임금을 올리기 보단 견습공과 여공처럼 자기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다. 한국노총·민주노총처럼 조직된 노동자들이 나의 출마를 반대하는데, 이들은 전체 노동자의 12%에 불과하다. 나는 나머지 88% 미조직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연금개혁 방향도 궁금하다.
“청년이 안심하는 국민연금으로 재개혁할 것이다. 국민연금개혁위원회에 청년위원을 50% 이상 배정하겠다.”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더 있나.
“일자리와 집값이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청년들에게 값싼 공공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재개발·재건축 계획을 짜겠다. 국무조정실 산하 청년 정책심의위원회를 여성가족부와 합쳐 ‘청년 여성가족부’를 만드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중도확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받는다..
“나는 좌에서 우까지 다 경험해봤다. 공장 생활만 7년을 했고, 노조위원장, 국회의원, 경기도지사,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모두 거쳤다. 확장성의 관건은 치열한 삶과 현장 경험에 있다. 나보다 더 적합한 중도와 통합론자는 없다.”
▶‘한덕수 차출론’에 대한 생각은.
“평생 공직자로 올바른 길을 걸어오신 분이다. 다른 길을 선택하진 않으리라 생각한다. 만약 내가 최종 후보가 된 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즉각 단일화를 제안하겠다. 그래야 이재명 후보를 꺾고 국민과 함께 승리할 수 있다.”
▶김문수를 선택하는 이유는.
“나는 성과로 증명한다. 경기도지사 시절 평택에 세계 최대 반도체 단지를 유치했고, 지금의 GTX 사업을 시작했다. 판교 테크노밸리도 만들었다. 누구보다 국정운영을 잘 할 것으로 확신한다.”
▶김문수가 구상하는 대한민국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위대한 국민, 위대한 대한민국(Great People, Great Korea).”
글=이슬기/정소람/하지은/사진=김범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