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없는 국힘 대표, 윤 어게인 공천 주도
이 대통령은 ‘자기 재판 없애기’ 꼼수 하명
국가기관을 ‘개인 로펌’ 만든 국정 사유화
6·3선거, 헌정질서 지키는 분수령 될 수도
4년 전 그 시절이 국힘엔 화양연화였다. 대통령이 두 번이나 탄핵당해 정권을 잃었는데도 국힘은 정신 못 차렸다. 기득권의 가죽을 벗겨내는 혁신공천도 모자랄 판에 장동혁 대표는 ‘윤 어게인’ 공천을 주도했다. 미국까지 가선 ‘뒤통수 면담’이나 하고 왔다. 장동혁 응징을 위해서라도 국힘은 폭망해야 보수정당이 거듭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런 민심을 집권세력이 모를 리 없다. 정부여당 도우미 장동혁만 믿는지 요즘 그들은 하늘을 쓰고 도리질이다.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모조리 없애겠다고 민주당이 헌정 질서를 뒤흔드는 ‘조작수사·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발의한 게 한 예다.
물론 이 대통령은 특검법 시기와 절차 조정을 주문했다. 선거 전 강행 처리하기엔 역풍이 무섭다는 걸 간파했을 터다. 그럼에도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걸 보면, 지선 승리 뒤 강행 처리하라는 대통령 가이드라인이 분명하다.국민이 가붕개(가재·붕어·개구리)로 보이는 모양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듯,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선거 압승까지 특검법을 묻어두라는 꼼수 하명은 개딸 아닌 나머지 국민을 공분케 한다.
이번 특검법의 심각성은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특검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 이 대통령 관련 8개 사건의 공소 취소가 가능하다는 데 있다. 대법원이 대선 전 유죄 취지로 환송해 공소 취소가 불가능한 선거법 사건도 특검은 재수사해 무죄로 만들지 모른다. 영장전담판사까지 지정하는 삼권분립 파괴이자, ‘법 앞에 평등’이란 헌법정신 대신 이재명 1인을 위한 왕정으로 돌아가는 괴물 같은 법이다. 이 대통령은 작년 말 민주당에서 추진한 ‘대통령 재판중지법’을 멈춰 세워 신선한 충격을 준 적 있다. 이제 보니 재임 중 재판 중지에 그칠 게 아니라 재판을 아예 없애버리라는 의도로 읽힌다.
이런 특검법은 지선 뒤 처리한대도 위헌성을 피할 수 없다. 동아일보는 물론 ‘이른바 진보’로 알려진 언론과 학자부터 경실련 등 단체까지, 친명(친이재명) 핵심과 강성 지지층을 제외한 다수가 반대하는 것만 봐도 명백하다. 우리 신문은 당연히 ‘여(與), 이(李) 사건 특검에 공소 취소권… 어디까지 가려 하나’(1일자) 제목으로 추상같이 사설을 썼지만 한겨레도 ‘민주, 특검법 시기·내용 국민여론 충분히 수렴을’(5일자)이란 사설을 내놨다. 경향도 1일자에 이어 5일자 ‘반이재명 연대 명분 준 공소취소, 당장 취소하는 게 정도’라고 사설로 지적했다. 한겨레·경향처럼 진영논리에 충실하다는 매체까지 일제히 문제삼은 것은 2019년 조국 사태 때도 거의 못 본 일이다. 이 대통령이 ‘셀프 사면’을 위해 청와대와 국회, 금융감독원 등 국가기관을 개인 로펌으로 만들고 있는 것도 위험하다. 특검법안을 공동 발의한 이건태 의원은 이 대통령의 대장동 변호인이었다. 대북송금 사건 등을 변호한 이태형 청와대 비서관은 쌍방울 사외이사까지 지냈다. 역시 대통령 변호인 출신인 이찬진 금감원장을 겨냥해 쌍방울 전 회장 김성태가 “무슨 주가조작을 했다고 탈탈 터느냐”며 “윤석열 정권과 똑같다”고 울분을 토했을 정도다. 김건희 같은 대통령 부인, 최순실 같은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과 맞먹는 국정 사유화다.이런 집권 세력을 지금 견제 못 하면, 이 대통령 연임을 위한 개헌을 시도해도 막지 못한다. 설령 특검법으로 모든 재판을 없앤다 해도 퇴임 후 새 증거가 나오면 재기소가 가능하다. 어린이날 “대통령은 5년밖에 못 한다”고 뜬금없이 답한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냥 늘릴지 모를 일이다.
끔찍한 상상은 하고 싶지 않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장동혁도, 이 대통령도 아직 시간이 있다는 사실이다. 지리멸렬한 야당이든, 막 가는 집권세력이든, 먼저 내려놓는 쪽이 민심을 돌릴 수 있다. 장동혁이 “늦어도 6월 4일 물러날 테니 정부여당을 견제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한다면, 이 대통령이 “공소 취소 없이 4년 뒤 임기 마치면 재판받겠다”고 선언한다면, 그쪽 당에 내 표라도 바칠 참이다.
김순덕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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