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잠깐, 왜 ‘비호감’이라 제목에 붙였는지 해명부터(일명 ‘입틀막법’ 주의). 특정 정당을 겨냥해서가 아니다. 6‧3 선거 때 양당 대표 공히 기피인물로 전락하는 보기 드문 현상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도움 안 되니 오지 말라”는 말을 들었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지 말라고 한 곳에 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는 말까지 했다.
지금 양당 모두 ‘당 대표 끌어내리기’로 거의 내전 상태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연임 포기 안 할 것이다. 경선이 벌어지면 또 뽑힐 공산이 작지 않다. 경선 룰이 극단적 정치인에게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 장동혁-정청래, 경선에서 또 뽑힐 수 있다
① 당심에 반영되는 대의원 비중이 줄고
② 책임당원(국힘‧민주당은 권리당원) 비중은 커지면서
③ 전체 국민 아닌 지지층 민심만 반영할수록 비호감 당 대표가 뽑히는 것이다.
8월 당 대표를 뽑는 민주당 경선 룰은 당심 70%+민심 30%다.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를 합쳐 70%인 것은 작년과 같지만 올해는 1인1표제다. 국회의원도1표, 대의원도 1표, 권리당원도 1표로 같은 값이 된 것이다.
여기서 잠깐. 대의원은 당 지도부와 의원, 시도지사, 당직자 같은 당연직과 지역 당협에서 뽑거나 추천한 활동가를 말한다. 정치와 조직을 좀 아는 분들이라 할 수 있다. 국민경선으로 대선 후보 노무현을 탄생시킨 2002년에도 당 대표는 100% 대의원들이 뽑았고, 그 결과 대통령 최측근이 당선됐다.
그 대의원 비중이 계속 줄어 작년엔 당심 70%가 대의원 15%+권리당원 55%였다. 나같은 사람은 계산이 불가능한데 어쨌든 대의원 1표가 대략 권리당원 17표 값이었다. 정청래와 강성당원들이 ‘당원주권주의’를 극구 강조해 올 초 마침내 1인1표제를 관철한 거다(작년 경선 때 정청래는 권리당원 표에서 박찬대보다 두 배 더 얻고 대의원 표에선 살짝 뒤졌다).
● 국힘도 폐지? 정청래는 국힘이 부러운가
국힘이 대의원제를 폐지한 것처럼 정청래는 말했지만 그렇진 않다. 2014년부터 책임당원 모두에게 투표권을 주면서 당심 70%를 대의원과 당원 구분 없게 바꾼 것이다(2012년엔 대의원 20%+당원 30%+국민 30% 투표+여론조사 20%). 1인2표씩 찍는 건 여전했다(1인1표는 2016년부터).
비주류 김무성 당 대표가 그렇게 탄생했다. 박근혜 집권 2년차, ‘무대’는 “과거냐, 미래냐”를 물어 판을 바꾼 반면, 친박 주류 서청원은 ‘비박 대표’가 나오면 당장 레임덕 대통령 된다고 겁박했었다(지금의 민주당과 좀 비슷하지 않나요). 그리고 2년 뒤 2016년 총선… ‘찐박’ 공천사태가 벌어졌다(그 뒤 탄핵의 폭포수는 언급하기도 싫다).
● 대선 승리 때 경선 룰, 전체 국민 대상올 초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에 성공한 뒤 정청래는 “당내 계파가 해체될 것”이라고 벅차게 말했다. 하하. 국힘을 한번 보시라. 계파가 어디 사라지던가. 1인1표제, 대의원 무력화로 조만간 민주당도 조만간 국힘처럼 될 거라는 소리까지 나돈다.
국힘도 한때 당 대표 경선을 국민에 개방했던 정당이었다. 노무현 탄핵 사태로 당이 거의 망한 2004년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2003년 당원 100%였던 당 대표 경선 룰에 민심 50%(국민투표 20%+국민 여론조사 30%)를 처음 도입했고, 노무현 집권 내내 야당 지지율이 여당을 웃돌 수 있었다.
국힘이 대선 승리한 2007년과 2012년 대선 경선 룰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선거인단 투표 80%(대의원2/8 당원3/8 국민3/8)+국민 여론조사 20%인데 여기서 ‘국민’은 지금처럼 지지층만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 여론조사는 물론 선거인단도 역선택 방지 조항 없이 지역 연령 성별을 고려한 인구비례로 했기에 진짜 민심을 반영할 수 있었던 거다.
● 대의민주주의 없는 정당, 윤석열은 그 결과

정당의 주인이 당원이라는 건 당신들 착각이다. 회비로 운영하는 친목 모임이라면 또 모른다. 정당이 내놓는 대선 후보 중에 대통령이 나오고, 정당 대표가 나라를 산으로 몰고 가는 판에 당신들만 뽑아대니 비호감 대선 후보-비호감 당 대표가 자꾸 나오는 거다.
‘정당다운 기능’을 잃은 정당은 위험하다. 그 위험성이 극명하게 드러낸 결과물이 윤석열이었다(윤왕희 성균관대 미래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8월 민주당 경선에서도 극렬 당원들은 가장 극단적인 후보를 뽑을 공산이 크다(선호투표제로 최종결과에선 1, 2위가 바뀔 수도). 제발 윤석열 같은 대통령은 안 나오길 빌 뿐이다.
김순덕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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