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진실이냐 오염된 허구냐 … 복수심 뒤얽힌 위험한 문학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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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진실이냐 오염된 허구냐 … 복수심 뒤얽힌 위험한 문학수업

입력 : 2026.06.29 17:20

넷플릭스 '맨 끝줄 소년' 리뷰
친구에 열등감 가진 교수
재능 넘치는 제자와 쓰는
위험천만한 복수의 서사

지난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6부작 시리즈 '맨 끝줄 소년'의 한 장면.  넷플릭스

지난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6부작 시리즈 '맨 끝줄 소년'의 한 장면. 넷플릭스

글쓰기는 대개 욕망의 발현이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세상을 전복하고, 자기 중심적으로 다시 배열하고 싶은 갈망은 허구의 세계를 빌린 글쓰기로 비로소 실체를 갖는다. 문제는 실존인물과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 서사에서 발생한다. 글쓴이의 욕망을 위해, 사실과 진실은 어디까지 뒤틀리고 왜곡될 수 있을까.

지난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6부작 시리즈 '맨 끝줄 소년'은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와 비범한 재능을 보유한 제자 간 사제관계를 중심으로 이 질문을 밀어붙이는 심리 서스펜스다. 동명의 스페인 희곡을 각색한 작품으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와 '괜찮아, 사랑이야'를 연출한 김규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공개 한참 전부터 연기 베테랑 배우 최민식의 첫 넷플릭스 출연작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을 최근 살펴봤다.

제자에게 "네 글은 쓰레기"란 말도 서슴지 않는 독설가 국문학 교수 허문오(최민식). 깐깐한 완벽주의자 같은 그이지만, 내면 깊숙한 곳에는 치명적인 결핍이 있다. 대학 동기이자 크게 성공한 스타 작가 김수훈(허준호)을 향한 열등감이다. 20년 전 소설 한 권을 끝으로 더 이상 작품을 내지 못하는 그에게 김수훈은 존재만으로 상처다. 모욕을 받았던 기억 때문이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없으면 안 써도 된다. 문장 공부를 다시 해야겠다"는 김수훈의 일갈은 아물지 않는 상처가 돼 그의 내면에 데일 것 같은 작열감을 안긴다.

그런 허문오 앞에 공대 학생 이강(최현욱)이 등장한다. 강의에서 항상 맨 끝줄에 앉지만, 작문 과제에서 비범한 글솜씨와 탁월한 서사 전개력을 보이는 이강에게 허문오는 매료된다. 그를 위한 개인 수업까지 마련한 허문오는 이강이 살게 된 친구의 가정집에서 벌어지는 일을 취재해 쓰라는 과제를 내준다.

이강은 작문으로 친구의 집에서 비도덕적이고 범죄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써내려간다. 일련의 사건에 김수훈이 얽혀 있다는 정황도 제시한다. 허문오는 이강을 의심하면서도, 자신의 복수심에 부합하는 서사에 매료된다. 사건에 대한 진실 탐구보다 복수를 위한 망상에 가까운 허구에 점점 마음이 기우는 허문오. 그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서사는 어떻게 끝을 맺게 될까.

작품은 작중인물의 복수심을 고리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서사를 창조하며 결핍과 상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허약함을 드러낸다. 솔깃할 만한 정보를 흘리며 복수심에 불타는 스승을 현혹시키는 최현욱의 의뭉스러운 연기와, 희로애락으로 요동 치는 감정의 낙차를 빠른 템포로 구현하는 최민식의 열연은 서사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우리 모두는 이야기에 끌리지만, 이유는 저마다의 욕망과 결핍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그 힘은 우리의 인식 체계와 가치관마저도 비틀 수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최민식은 "인생이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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