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집 사줄게 엄마”…가족 챙기던 살뜰한 아들, 생명 나누고 하늘로

3 days ago 1

“꼭 집 사줄게 엄마”…가족 챙기던 살뜰한 아들, 생명 나누고 하늘로

입력 : 2026.04.16 13:32

30세 청년, 뇌사 장기기증…7명에 새생명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생명 살리겠다”
아들과 약속대로 어머니도 기증희망 등록

지난 2월 6일 조선대학교병원에서 오선재(30) 씨가 심장과 폐, 간, 신장(양측), 안구(양측)를 기증해 총 7명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한국장기조직기증원]

지난 2월 6일 조선대학교병원에서 오선재(30) 씨가 심장과 폐, 간, 신장(양측), 안구(양측)를 기증해 총 7명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한국장기조직기증원]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와 동생들을 살뜰히 챙기며 살아온 꿈 많던 서른 살 청년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생명을 나누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월 6일 조선대병원에서 오선재 씨가 심장과 폐, 간, 양쪽 신장과 안구를 기증해 총 7명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고 16일 밝혔다.

오씨는 올해 1월 식당에서 불의의 사고로 의식을 잃은 뒤 뇌출혈 진단으로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잠시 의식을 회복해 어머니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지만, 다시 상태가 악화해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오씨는 평소 친구들에게 장기기증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 한다.

오씨의 어머니는 “그냥 세상을 떠나면 의미가 없으니,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생명을 살리겠다”던 아들과의 생전 약속을 떠올려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아들의 일부라도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숨 쉬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었다. 어머니 역시 아들의 기증에 동의한 날, 본인 또한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하며 아들이 남긴 나눔의 정신을 이어가기로 했다.

오선재 씨.[한국장기조직기증원]

오선재 씨.[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전남 광양에서 2남 1녀 중 맏이로 태어난 오씨는 다섯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일에 지쳐 귀가한 어머니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동생들을 살뜰히 챙기던 듬직한 아들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 용돈을 벌었고 배달, 화물차 운전, 보험설계사 등 다양한 일에 도전하며 성실히 살아왔다. 재작년 한 회사의 정직원으로 입사한 뒤에는 어머니에게 “이제 돈 버는 일만 남았으니 걱정 마라. 나중에 꼭 집도 사주겠다”고 말하던 효자였다.

오씨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로 “너무 보고 싶다. 미안하다”며 오열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증에 동의해 주신 유가족의 숭고한 뜻에 경의를 표한다”며 “기증자가 남긴 고귀한 생명나눔의 가치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1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