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원 목동·은마 래미안…'두 토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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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후 목동13단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단지명에 ‘나인원’을 넣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대신자산신탁 관계자)

재건축을 추진하는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에서 사업 추진 방식 중 신탁과 조합을 놓고 단지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목동13단지 주민설명회에서 단지 이름으로 ‘나인원 목동’이 언급돼 주목받는다. ‘똘똘한 한 채’ 영향으로 인기 주거지의 단지명을 브랜드화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열린 목동13단지 정비사업 주민설명회에서 용산구 고급주택 ‘나인원 한남’ 이름을 재건축 후 단지명에 적용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입주민이 ‘하이엔드 브랜드 유치 및 특화 설계’와 관련해 질문하자 대신자산신탁 관계자가 한 답변이었다. 대신자산신탁 관계자는 “입주민이 원한다면 그룹(대신파이낸셜그룹) 검토를 거쳐 나인원 브랜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인원 한남은 대신증권 계열사인 대신F&I가 과거 주한 미군 장교와 가족이 거주하던 외국인 아파트 부지를 개발해 조성한 저층 주거단지(341가구)다. 주소지(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91)에서 착안해 나인원이란 단지명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면적 206㎡ 이상 대형 면적에 층고가 2.8m로 높다. 지난 2월 전용 273㎡가 250억원(1층)에 손바뀜해 올해 가장 비싸게 거래된 공동주택에 이름을 올렸다.

목동13단지의 용적률은 159%로 주변 단지와 비교해 높은 편이다. 용적률과 높이 제한을 고려하면 층고를 나인원 한남처럼 높이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목동13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 관계자는 “나인원은 물론 주요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도 검토하고 있다”며 “재건축을 통해 고급 주거단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와 ‘은마아파트’도 단지명이 브랜드로 자리 잡은 사례다. 최근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의 상표권 출원을 마쳤다. 업계에선 현대건설이 압구정 2구역 재건축 후 새 단지명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가 아니라 압구정 현대를 제안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정한 은마아파트도 ‘은마아파트 래미안’ 등 현재 단지명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11월 단지명 선정을 위한 설문조사를 한 이후 확정된 바는 없다.

업계에서는 지역명에 유명 브랜드 사용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입지 경쟁력을 갖춘 정비사업지를 중심으로 ‘브랜드+지역명’ 식의 단지명이 선호도가 높다”며 “상징성을 살린 작명을 통해 주변 단지와 차별화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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