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이와 함께하는 ‘세미 패키지’도 인기

2 hours ago 2

[위클리 리포트] 2030 ‘또래 동행’ 여행
숙소-동선은 여행사가, 일정은 자유
위스키-요가 등 테마 여행도 확산

직장인 신철민 씨(39)는 최근 2년간 낯선 또래와 동행하는 여행만 다섯 차례 다녀왔다. 스스로 여행 일정을 짜는 부담도 덜고, 친구와 동행할 때와 달리 휴가 일정을 맞출 필요 없이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점이 그 이유였다. 신 씨는 “처음엔 일상에 치이다 보니 계획을 짤 시간이 없어서 신청했다”며 “막상 와 보니 새로운 사람과 어울리며 일상의 환기가 돼 계속 이런 형태의 여행을 가게 된다”고 말했다.

여행 일정을 직접 짜거나 친구, 지인과 휴가 일정을 맞추는 부담을 줄이면서 여행지에서는 낯선 또래와 새롭게 어울릴 수 있는 소수 정예 여행을 찾는 20, 30대가 늘고 있다. 여행 준비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기 어려운 이들이 시간과 품을 줄이면서도 기존 패키지여행보다 자유로운 방식과 새로운 관계 경험을 함께 찾으면서 생긴 흐름이다.

또래 동행 여행은 숙소와 이동 수단 등 큰 동선을 짜는 건 여행사에 맡기고, 세부 일정은 여행자가 비교적 자유롭게 소화하는 방식인 경우가 많다. 20, 30대를 겨냥한 유럽 세미 패키지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의 김희영 대표는 “젊은 층은 기존 패키지여행처럼 정해진 일정을 그대로 따르는 데 거부감이나 답답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도시 안에서 무엇을 보고 먹을지는 여행자들이 직접 정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새로운 또래와 함께 여행한다는 점이 재미 요소를 더한다. 여행객은 여행하는 동안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는 마음으로 빠르게 가까워진다. 여행 뒤에는 관계를 추억으로 남기거나,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자연스럽게 다음 만남으로 이어갈지 선택할 수 있다. 최근 2년간 또래 동행 여행을 6차례 다녀온 김동준 씨(34)는 “여행을 다녀온 후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는 따로 등산이나 캠핑을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 씨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내가 즐기고 싶은 여행에 집중할 수 있는 점이 좋다”고 했다.

특정 취향을 중심으로 한 테마형 여행도 늘고 있다. 이모 씨(25)는 지난해 6월 20, 30대 8명이 함께하는 3박 4일 일본 위스키 제조장 방문 여행에 참여했다. 이 씨는 “혼자 가는 여행을 즐기는 편인데, 관심 있는 주제인 데다 관계에 대한 부담도 적을 것 같아 다녀왔다”고 말했다.

여행사도 이런 수요를 겨냥해 테마를 세분화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하나투어는 2024년부터 프리다이빙, 트레킹, 요가 등 특정 주제를 정해 비슷한 취향을 가진 여행객이 함께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패키지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올해 해당 상품 참가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로 늘었다.

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