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감독. 뉴시스
“내 기준에서 역전패 한 적 한번도 없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10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지난 9일 경기 도중 나온 도루 자제 사인에 대해 자신의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LG는 9일 한화전에서 8-1로 크게 이겼다. LG는 1회말 공격부터 한화 선발 엄상백 공략에 성공하며 3점을 얻었다. 이후 2회말에도 3점을 뽑아 일찌감치 6-0으로 앞서 갔다.
LG는 3회말 공격에서도 1사 이후 박해민이 우전안타를 쳐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리그 도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박해민은 2루 도루를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해민은 덕아웃에서 나온 ‘도루 자제’ 사인을 본 뒤 줄곧 1루에 머물렀다. 염 감독이 직접 팔로 X자를 그어 1루주자 박해민에게 사인을 보냈다.
야구에서는 보이지 않는 ‘불문율’이 존재한다. 점수 차가 크게 날 경우, 리드를 하고 있는 팀은 도루를 하지 않는다. 승기를 잡았을 경우엔 굳이 상대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10일 “내가 감독 1년 차 때 상대 팀에 대한 배려를 배운 게 있다. 그런 야구를 가르쳐 주신 분이 김경문 감독(한화)님이다. 내 나름대로의 불문율을 정해서 지금까지 왔고, 어제(9일) 경우도 같은 상황이었다”고 먼저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팀의 타격 흐름, 상대 불펜 카드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다. 점수 차는 6점이 될 수도 있고, 7점이 될 수도 있다. 감독 생활을 지금까지 해 오면서 내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했는데, 지금까지 역전패를 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예외 상황을 말하기도 했다. 그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예외다. 그때는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 아닌가”라고 전했다.
염 감독은 끝으로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감독들도 모두 자기가 생각하는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을 거다. 나도 나 나름대로 지키니는 불문율이란 게 있는 것”고 말했다.
잠실|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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