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핵 시설을 파괴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란과 핵 협상을 하기로 한 가운데 이란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최근 정상회담을 설명하는 영상에서 “미국 감독 아래 이란 핵 시설을 폭파하고 장비를 해체해야 한다”며 “그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비아식 해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리비아식 해법은 2003~2005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서방과 협상해 ‘선(先)핵폐기 후(後)보상’을 받은 데서 유래한 방식이다. 하지만 2011년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며 북한, 이란 등 핵무기비확산조약(NPT) 체제 밖에서 핵을 개발했거나 개발하려고 하는 나라는 이 방식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실제 미국과 핵 협상에 나설 이란 측 대표인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리비아 모델을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회담을 지연시킨다면 군사적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겠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이에 관해 장시간 논의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부과한 17% 상호관세와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이 미국과의 무역적자를 제로(0)로 만들기를 원한다”며 “그 의미를 이해하고 있으며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