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AN은 5~6년 뒤 6G를 기다려야 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이미 오늘 현실화하고 있고, 올해 말 첫 가능성을 보여줄 기술입니다.”
한효찬 노키아코리아 전무는 2일 서울 당주동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결이 인공지능(AI)을 지원하는 시대를 넘어 연결 자체가 AI와 통합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키아는 이날 엔비디아와 개발 중인 인공지능 무선접속망(AI-RAN) 기술 전략을 소개했다.
AI-RAN은 AI와 무선접속망(RAN)을 하나의 컴퓨팅 인프라에서 구동하는 기술이다. 기존 통신망이 사람과 사람, 사람과 데이터를 연결하는 ‘파이프’ 역할에 머물렀다면 AI-RAN은 기지국과 통신 장비가 직접 AI 추론을 수행할 수 있다. 노키아는 전용 통신 칩 대신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위에 무선망 소프트웨어와 AI 추론 기능을 함께 올리는 방식을 채택했다. 지난해 10월 엔비디아가 노키아에 10억달러를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선 뒤 양사는 6G용 AI-RAN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한 전무는 “각 네트워크 세대는 그 시대를 지배한 워크로드에 맞춰 형태가 바뀌어 왔다”며 “음성, 인터넷 데이터, 비디오 다음의 워크로드는 AI”라고 설명했다. 이어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가 확산되면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막대한 트래픽을 만들어내는 시대가 온다”며 “그 추론을 멀리 있는 AI 데이터센터에서만 처리할 수는 없다”고 했다.
노키아가 주목하는 것은 AI 팩토리, AI 그리드, AI-RAN으로 이어지는 분산형 AI 인프라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학습과 대형 추론을 맡는다면, 통신망 끝단에 가까운 기지국과 국사는 자율주행차, 로봇, 확장현실(XR) 기기처럼 실시간성이 중요한 서비스를 처리하는 거점이 될 수 있다. 한 전무는 “라디오는 더 이상 연결만 제공하는 파이프라인이 아니라 AI 추론을 구동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봉열 노키아 제품관리 총괄도 “통신과 AI는 이미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며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상향 링크 트래픽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가 한 번 명령을 내리더라도 AI 에이전트가 여러 서비스를 오가며 백그라운드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주고받기 때문이다.
기존 방식은 통신 장비에 AI 가속기를 추가해 일부 기능을 보강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제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AI 플랫폼 위에 RAN 소프트웨어를 올려 통신망 운용과 AI 추론을 하나의 인프라에서 처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조 총괄은 “통신용 칩에 AI를 돌리는 것은 어렵지만 GPU 위에 통신 소프트웨어를 올리는 것은 가능하다”며 “이를 충분히 최적화하면 통신사업자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5G 어드밴스트, 6G 업그레이드, AI 서비스까지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 시장과의 협력 계획도 밝혔다. 조 박사는 “한국 통신사들은 집중 국사와 베이스밴드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어 AI 그리드의 중소형 AI 데이터센터가 될 수 있다”며 “AI-RAN을 실현하는 데 아주 좋은 시장인 한국 생태계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노키아는 미국 T모바일, 일본 소프트뱅크, 인도네시아 인도삿 등 글로벌 통신사와 엔비디아 기반 AI-RAN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말 첫 실증 성과를 보이고 내년에는 클러스터급 상용화 단계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한 전무는 “6G는 인류가 AI를 발견한 뒤 만드는 첫 번째 네트워크 세대”라며 “AI-RAN은 5G에서 시작해 6G에서 완성될 필수 아키텍처”라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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