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규제와 단속에서 활용으로[안종범의 나라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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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정책평가연구원 원장농지 전수조사에 농민 불안..합법적 임대도 위축단속 중심 벗어나 영농보호·제도개선 무게 둬야식량안보 기준, 농지 면적서 생산성으로 바꾸고가치 낮은 농지는 용도 전환해 농민소득 높여야 등록 2026-09-24 오전 5:00:03 수정 2026-09-24 오전 5:00:03 가 가 [안종범 정책평가연구원 원장] 투기를 잡겠다고 시작한 농지 전수조사가 농민의 생업을 흔들고 있다. 지난 2월 대통령 지시 이후 정부는 5월부터 조사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투기와 거리가 먼 농민들까지 불안에 떨고 있다. 조사를 걱정한 소유자가 직접 경작하겠다며 땅을 돌려받으려 하면서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 온 임차농의 생업이 끊길 우려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질병·고령·상속 등에 따른 적법한 임대는 허용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는 설명만으로 불안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고령 농민도 허용 요건을 이해하고 필요한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처분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면 합법적인 임대까지 위축될 수 있다. 이번 사태를 단속 과정의 마찰로 넘길 일이 아니다. 농지는 어떻게 쓰고 농업은 어떻게 바꾸며 농민은 어떻게 잘살게 할 것인지 되묻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번 혼란의 밑바탕에는 오래된 농지정책의 악순환이 있다. 식량안보를 내세워 농지를 다른 용도로 쓰기 어렵게 한다. 쌀 중심의 생산구조에서 벗어나기 힘든 가운데 쌀이 남으면 정부가 사들여 가격을 떠받친다. 농가소득은 직불금 등으로 보완한다. 땅과 농민의 선택을 제약하고 그 부담을 재정으로 메우면서 정작 구조개혁보다 투기 단속을 앞세우는 셈이다. 밥상은 이미 크게 달라졌다. 가구 부문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70년 136.4㎏에서 2025년 53.9㎏으로 줄었다. 1970년의 40%에도 못 미친다. 먹는 것은 달라졌는데 땅을 쓰는 생각은 얼마나 달라졌는가. 소비 변화에 맞춰 생산구조를 바꾸지 못한 대가는 재정 부담으로 돌아온다. 정부는 2021~2024년산 쌀을 연평균 약 31만 t씩 시장에서 격리했고 매입비로만 약 2조 6000억 원을 썼다. 2020년 쌀값 하락분을 보전하던 변동직불제가 폐지되고 농가소득 안정과 농업의 공익기능을 지원하는 공익직불제가 도입됐다. 그러나 가격은 시장격리로 지탱하고 소득은 직불금으로 보완하는 구조는 여전하다. 농지 활용과 농민의 전업 기회를 넓히지 않으면 이러한 정부 지원 의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쌀 대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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