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후유증, 팔다리 경직 "손발 굳고 일상 어려우면 치료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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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란병원 신경과 이한상 과장

세란병원 신경과 이한상 과장

뇌졸중 환자가 늘면서 후유증을 경험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뇌졸중 후유증 환자들은 날씨가 추워지면 근육이 뻣뻣해지는 증상을 흔히 호소한다. 이런 증상 탓에 손발이 굳고 일상생활을 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했다.

이한상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은 "뇌졸중 후 경직이 있을 땐 먼저 경직을 유발하는 원인을 살펴야 한다"며 "관절 통증, 피부 병변, 꽉 끼는 옷으로 인한 압박 등을 해결해도 경직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29일 밝혔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생기는 급성 뇌손상 질환이다. 뇌는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혈류 장애가 생기면 짧은 시간 안에 뇌세포가 손상된다. 뇌졸중의 중요한 증상은 편측 마비다. 얼굴과 팔, 다리 한쪽이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마비되는 것이다.

뇌졸중은 뇌 손상의 부위와 정도에 따라 후유증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뇌나 척수 등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생기면 후유증으로 경직을 호소하는 환자가 흔하다.

환자들은 '팔다리가 늘 당겨져 있는 것 같다'거나 '근육에 힘을 빼고 싶어도 계속 힘이 들어가 있는 느낌'이라고 표현한다. 경직은 뇌졸중 환자의 20~40% 정도가 호소한다. 뇌졸중 후 경직은 보통 마비가 있었던 쪽에서 나타난다.

통상 앉아 있는 사람의 무릎뼈 바로 아래를 가볍게 두드리면 허벅지 앞 근육이 순간적으로 늘어나 반사적으로 무릎이 올라간다. '심부건반사'다. 이런 심부건반사는 뇌에서 적절히 제어되는데 뇌졸중으로 제어력이 약해지면 반사 반응이 과장되게 나타날 수 있다.

뇌졸중 후유증 환자는 의지와 관계 없이 근육이 뻣뻣해지고 긴장도가 증가할 수 있다. 일상생활이나 보행이 어려워지고 통증까지 유발한다.

추운 날씨엔 이런 증상이 더 악화한다. 추위에 노출되면 근육이 자연스럽게 수축하고 긴장하려는 반사작용이 생겨 경직이 심해질 수 있다. 추운 날씨 탓에 말초 혈관이 수축해 혈류가 줄고 근육 뻣뻣함과 불편함은 심해진다. 추운 계절에는 해당 부위를 따뜻하게 유지하고 아침과 저녁으로 근육을 풀어줘야 하는 이유다.

경직이 아주 경미하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경직으로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거나 옷 입기, 세수, 걷기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때, 관절 변형 혹은 구축 위험이 있을 때, 지속적 경직으로 욕창과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할 때, 보행 시 안정성이 저하될 땐 치료해야 한다.

이 과장은 "단순한 뻣뻣함을 넘어 손발이 점차 굳어가고, 혼자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생길 경우 치료해야 할 신호"라며 "경직은 완전히 없애기보다는 기능 회복을 돕고 불편을 줄이는 게 목표"라고 했다.

뇌졸중 후유증으로 경직을 호소하는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스트레칭과 관절운동 등 재활치료를 한다. 필요하면 먹는 약과 국소 주사 등을 활용해 약물치료를 한다. 그는 "뇌졸중 후 경직은 뇌 손상 탓에 근육 긴장 조절 기능이 망가져 생기는 증상"이라며 "조기 발견과 꾸준한 재활이 예후에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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