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삼성'AX 태풍'…대기업·금융권, 레이스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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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관계사 임원들이 인력개발원 창조관에서 AI 집중교육을 받고 있다.삼성 관계사 임원들이 인력개발원 창조관에서 AI 집중교육을 받고 있다.

삼성의 인공지능 전환(AX) 선언은 인공지능(AI)을 제품·서비스 경쟁력 제고를 위한 도구에서 경영 혁신의 핵심으로 격상하겠다는 의지다. 삼성은 앞서 AI폰과 AI가전 등을 통해 AI 생태계를 지속 확장했다. 하지만, AI가 산업 전반의 질서를 바꾸는 변수로 부상한 만큼 전면적 혁신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이 개발부터 제조, 판매, 경영지원 등 8대 업무 프로세스에 AI를 적용해 혁신을 이루겠다고 발표한 것은 단순한 업무 효율화를 넘어 삼성그룹 전체의 업무 프로세스와 의사결정 구조를 AI 기반으로 재설계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이 전 관계사 AI 대전환을 선언한 만큼, 재계의 AX 행보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산업 전반에서 AI 서비스 도입을 넘어 업무 방식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흐름이 대세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AX 경쟁 양상은 단순 선언을 넘어 '실행 속도'와 '조직 내재화'로 압축된다.

삼성이 전 관계사 최고경영자(CEO) AI 교육, AI 전담 조직 신설, 전 임직원 교육을 망라한 것도 이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LG그룹의 자체 모델 전략, SK그룹의 사내 AI 내재화, 금융권의 폐쇄망 AI 구축은 각기 다른 방식이지만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 AX에서 앞서는 기업이 향후 5년~10년간 비용 구조와 의사결정 속도에서 결정적 우위를 갖게 될 것”이라며 “AI 도입은 필수이고 조직 문화까지 혁신하는 기업만이 실질적 성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LG그룹은 자체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기반으로 계열사별 업무를 혁신하고 있다. 외부 AI 서비스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모델로 현장 적용 속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제조 현장에 엑사원 기반 AI 품질 검사 시스템을 도입해 불량률을 줄였다. LG화학은 신소재 연구개발에 AI를 접목해 실험 설계와 데이터 분석 시간을 단축했다. LG CNS는 그룹 내 AX 컨설팅을 전담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외부 기업 고객 대상 사업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SK그룹은 각 계열사가 업종 특성에 맞는 사내 AI 활용 모델을 개발하도록 지원 중이다. SK텔레콤은 이달 사내 전용 AI 어시스턴트 '에이닷 비즈 코워크' 베타 버전을 적용했다. 사내 문서 검색, 회의록 자동 요약, 코드 리뷰, 고객 응대 스크립트 생성 등 실무 전반에 AI를 내재화한 것이 특징이다.

금융권은 망분리 규제라는 제약 속에서도 AI 업무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사는 보안 규정상 인터넷망과 업무망을 분리해야 해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직접 업무에 활용하기 어렵다. 이에 폐쇄망 에서 작동하는 AI 모델 구축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KB국민은행은 사내망에서 운용되는 전용 AI 어시스턴트 'KB Gen AI 포털'을 구축해 여신 심사 보조, 내부 규정 검색, 보고서 초안 작성 등에 활용하고 있다. 외부 데이터 유출 우려없이 내부 문서를 학습시킨 모델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신한금융그룹도 그룹 공통 AI 플랫폼 'AI 쉐어드 플랫폼(AISP)'를 구축하고 은행·카드·보험 등 계열사 직원들이 업무 특성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모듈화했다.

하나은행은 AI 기반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고도화하고, 행내 AI 챗봇을 통해 직원들의 내부 규정 문의를 처리하는 비율을 높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망분리 규제가 외부 AI 도입의 장벽인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자체 AI 역량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며 “보안을 담보하면서도 업무 혁신을 이루는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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