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어버버했던 적 있지 않나요”

2 hours ago 1

17년만에 돌아온 ‘바람’ 속 짱구, 정우
어른이 된 짱구의 유쾌한 배우 도전기… 고교시절 다룬 1편 ‘비공식 천만’ 별명
2002년 장항준 영화로 데뷔한 정우… 각본 직접 쓰고 주연-공동연출까지

영화 ‘바람’에서의 짱구(정우·가운데). 199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정우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겼다. 싸이더스 제공

영화 ‘바람’에서의 짱구(정우·가운데). 199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정우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겼다. 싸이더스 제공
열여덟 짱구가 어른이 돼 돌아왔다. ‘비공식 천만 영화’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널리 사랑을 받은 2009년 영화 ‘바람’의 그 짱구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짱구’는 배우의 꿈을 품고 부산을 떠나 서울로 상경한 짱구(정우)가 오디션과 좌절, 풋사랑을 겪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꿈을 위해 버티고 일어서는 짱구의 유쾌한 도전 드라마다.

이번 영화에서 배우 정우는 주연을 맡았을 뿐 아니라 각본을 쓰고 공동 연출까지 했다. 2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바람’의 (각본) 원안을 제가 썼던 만큼 그 이후의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에피소드를 적어놓은 게 있었다”며 “덮어놓고 있다가 최근 제작사가 붙으면서 시나리오로 발전시켰다”고 밝혔다.

전작 ‘바람’은 저예산 독립영화이지만, 극장 밖 반응이 열렬했다. 혈기 넘치는 고등학생들의 허세와 찌질함, 귀에 착 감기는 경상도 사투리, 1990년대 말의 공기를 생생하게 담아낸 덕분이었다. 17년 만에 속편을 내놓은 배우 정우도 “‘바람’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과물보다는 과정에 더 의미를 두고 임했다”고 했다.

‘짱구’는 전작의 문법을 성실하게 복기하려고 한다. 배경은 2010년. 나이트클럽과 국밥집 같은 부산 로케이션과 배우들의 맛깔 나는 경상도 사투리가 지역색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영화 속 에피소드들도 정우의 자전적 이야기의 연장선이다. ‘바람’이 자신의 고교 시절 이야기라면, ‘짱구’는 배우를 꿈꾸던 시절을 투영한다. 영화 속 짱구가 10년째 무명 배우로 수없이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것처럼 정우는 2002년 장항준 감독의 영화 ‘라이터를 켜라’의 단역으로 데뷔한 뒤 10년에 가까운 무명 생활을 거쳤다.

영화 ‘짱구’에서 주인공 짱구(정우)가 오디션을 보다가 액션 연기를 선보이는 장면. 전편 ‘바람’으로부터 17년이 지나 나온 후속작 ‘짱구’는 성인이 돼 부산에서 상경한 주인공이 배우가 되기 위해 도전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영화 ‘짱구’에서 주인공 짱구(정우)가 오디션을 보다가 액션 연기를 선보이는 장면. 전편 ‘바람’으로부터 17년이 지나 나온 후속작 ‘짱구’는 성인이 돼 부산에서 상경한 주인공이 배우가 되기 위해 도전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영화 속 대사처럼 ‘왜 연기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은 적이 꽤 있어요. 그때 ‘어버버’(하며 답을 제대로 못)했던 적도 있었거든요. 무수히 많은 오디션을 보면서 상처를 받기도 했죠. 하지만 (영화에) 그런 에피소드를 녹인 것들이 부정적인 감정 때문은 아니에요. ‘저는 이런 적이 있어요. 당신들은 이런 경험 없었나요?’ 물으며 공감해 주고 위로해 주고 싶었어요.”

이번 영화가 그에게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장 감독의 깜짝 출연이다. 장 감독은 극 중 짱구의 마지막 오디션 심사위원으로 등장해 ‘왜 연기를 하느냐’고 묻는다. 정우는 “제가 어렸을 때 처음 오디션을 봤던 감독님 앞에서 수년이 지나서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꿈같은 현실이었다”며 “옛날의 저와 현재의 제가 교집합이 되는 순간이다 보니 감정이 정말 묘했다”고 말했다.

학창 시절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고, 20년이 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이자 이젠 감독이 된 정우. 그는 이제 ‘왜 연기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았을까. “어릴 때랑 지금이랑 똑같은 것 같아요. 하고 싶고, 좋아하고, 꿈이니까. 그런데 어릴 때 이렇게 이야기하면 의미 부여를 안 해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맞는 말이야’라고 해주시죠. 재밌기도 하면서 아이러니하기도 해요.”

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