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온통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 이야기로 가득하다. 고정 수입이 꼬박꼬박 들어와도, 내 집 마련을 마쳤어도 불안은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그 불안이 실은 누군가가 만들어낸 착각일 수 있다고 말하는 책이 출간됐다.
돈을 어떻게 불릴 것인가에 관한 책도, 마음만 고쳐먹으면 불안이 사라진다는 위로도 아니다. 저자가 말하는 것은 돈에 대한 불안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것인가, 그 생존 전략이다.
대학을 나와 자본주의의 한복판에 던져진 그는 우연히 그 세계를 안쪽에서 들여다보는 일자리를 얻었고, 거기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가 '좋은 손님'으로 머무는 한 돈에 대한 불안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애초에 불안을 끊임없이 부풀리도록 설계된 시스템인 까닭이다. 우리는 살면서 마주하는 온갖 불안을 돈에 대한 불안으로 바꿔치기하며 살아간다고 그는 말한다.
저자가 들여다본 '안쪽'이란 골드만삭스 증권이다. 일본 도쿄대 공학부를 졸업하고 2003년 입사해 16년간 일본 국채와 엔 금리 파생상품 트레이딩을 담당했다. 2019년 회사를 떠난 뒤로는 '돈과 사회의 관계'를 알리는 금융 교육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현대인의 불안이 의도적으로 부풀려진 것일 수 있다고 본다. '40대부터 시작하는 스킨케어'라는 문구는 뒤집으면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압박이 된다는 것이다. 그 자신도 트레이더 시절 시장의 소문에 초조해져 판단을 그르친 경험이 있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불안에서 빠져나오는 길은 더 많은 돈이 아니라 그 불안이 정말 내 것인지 의심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투자를 둘러싼 통념도 정면으로 반박한다. 개인이 주식을 사도 그 돈은 기업에 거의 전달되지 않으며, '주식을 사서 기업을 응원하자'는 말은 거래량을 늘리려는 증권사의 논리일 뿐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투자 이익의 출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 대가이거나 다른 투자자의 지갑을 겨냥한 돈, 둘 중 하나다. 타인의 지갑을 노린다는 것은 곧 내 지갑도 누군가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저자가 잔고를 불리는 기술보다 함께 의지할 사람과 사회의 연결을 쌓는 일이 진짜 노후 대비라고 말하는 이유다. 불안의 해법을 돈의 숫자 바깥에서 찾으라는 이 책의 결론은, 인구 위기에 빠진 일본과 한국에 특히 뼈아프게 다가온다.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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