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애경케미칼 울산공장 제2부지에 들어서자 아파트 7층 높이로 우뚝 솟은 증류탑이 모습을 드러냈다. 설비 내부 4층에는 대당 수십억원에 달하는 거대한 광(光) 반응기가 줄지어 서 있었다. 주 원재료인 염소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쬐자 이내 묽은 액체가 배관을 따라 쏟아져 나왔다. '슈퍼섬유' 아라미드의 원료인 테레프탈로일 클로라이드(TPC)를 국내에서 처음 양산해낸 현장이다.
투입 인력만 6만5000명…아라미드 원료 첫 국산화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아라미드 핵심 원료 TPC가 마침내 국내 기술로 생산되기 시작했다. 애경케미칼이 총 967억원을 투자해 올해 초 설비를 완공했다. 2015년 연구개발(R&D)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상용화한 것이다. 엔지니어를 비롯한 투입 인력만 6만5000여 명에 달한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회사가 오랜 기간 주력해온 범용 화학 사업 비중을 낮추고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기 위한 첫 단추"라고 설명했다.
TPC는 방탄 소재, 전기차 타이어코드, 항공우주, 5G 광케이블 등 첨단 산업에 쓰이는 파라 아라미드 섬유의 핵심 원료다. 최근 중동사태 등 지정학적 위기로 방위산업 소재 수요가 증가한 데다 첨단 산업 분야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1만5310t), 태광산업(5500t), HS효성첨단소재(3700t) 등 국내 아라미드 3사도 연간 생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설비를 잇달아 증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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