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1등 항해사 가능 인력 11명뿐
최소 승무 기준 적용 땐 5척 운항 그쳐
교육비 지원에도 선사 참여 저조
“북극항로 선점 위해 선제 양성 필요”
북극항로 시범운항이 오는 9월 예정된 가운데, 실제 선박 운항을 책임질 전문인력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극항로를 안정적으로 개척하려면 해운사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인력 수급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해양수산부가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북극항로 운항 자격을 갖춘 선장 또는 1등 항해사는 11명에 그친다. 선박직원법상 북극항로 등 원양수역을 항해하는 선박에는 선장 1명과 1등 항해사 1명이 기본적으로 승선해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 인력으로 실제 운용할 수 있는 선박은 5척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이다.
북극항로를 포함한 극지 해역 운항 선박에 승선하기 위해서는 국제해사기구(IMO) 국제협약이 규정한 해기사 자격 취득이 필수적이다. 항해사의 경우 기초교육 수료가 의무화되어 있으며, 선장과 1등 항해사는 상급교육 이수와 더불어 실질적인 극지 해역 승선 경력 2개월을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 해당 자격의 유효기간은 5년으로 설정되어 있다. 다만 기간 내 재교육을 이수하거나 2개월 이상의 극지 운항 경력을 증빙할 경우 5년 단위로 갱신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 전문 교육 기관은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이 유일하다.
국내 북극항로 전문 인력 양성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배경에는 그간의 낮은 개척 수요와 이에 따른 인력 양성 규모의 영세성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최근 5년간 기초교육 이수자는 86명, 상급교육 이수자는 19명에 불과했으며, 이 중 2개월 이상의 승선 경력까지 완비한 최정예 인력은 11명에 그쳤다.
교육 현장의 수요 부진은 통계로도 확연히 드러난다. 최근 5년간 총 18차례 개설된 교육 과정 중 정원을 충족한 사례는 전무했다. 13회 운영된 기초교육의 경우 총 정원 130명 중 86명만이 수료해 66.15%의 충원율을 기록했다. 특히 상급교육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5회 개설된 과정에서 정원 50명 중 수료자는 19명에 머물며 충원율이 38%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극지항로 승선용 교육은 기초교육과 상급교육 모두 28시간 과정으로, 비교적 단기간에 수료할 수 있다. 70만~90만원 수준의 교육비도 전액 지원된다. 그럼에도 선사들의 교육 수요가 많지 않아 실제 인력 양성은 제한적으로 이뤄진 셈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먼저 시장이 형성돼야 인력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며 “그동안 해운사들이 북극항로의 상업성을 크게 매력적으로 보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준비를 미루면 향후 북극항로가 본격적으로 열렸을 때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수요만 볼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인력 양성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인현 고려대 교수는 “항로가 개척되면 시장은 자연스럽게 커질 것”이라며 “전문인력은 하루아침에 양성되는 것이 아닌 만큼 선제적으로 교육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북극항로 개척을 추진하면서 정작 선박을 운항할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은 정부의 준비 부족을 드러낸 것”이라며 “선사와 연계한 중장기 극지 해기사 확보 계획을 마련해 북극항로 주도권 경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사가 극지 해기사를 필요로 할 경우 교육 과정을 열고 인력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수부는 9월 예정된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참여할 선사를 지난달 27일부터 2주간 공모하고 있다. 선정 결과는 5월 15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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