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도권 1주택자에 내준 전세대출, 5대은행만 1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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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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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을 보유한 1주택자의 전세대출 잔액이 5대 은행에서만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규제를 검토하는 가운데, 은행권 전세대출을 받아 다른 주택에서 전세를 사는 수도권 1주택자가 7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어떤 기준으로 전세대출을 투기성으로 판단할 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기 활용된 전세대출 겨냥

[단독] 수도권 1주택자에 내준 전세대출, 5대은행만 10조

19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수도권 소재 1주택 보유 차주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0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수로는 7만 건으로 건당 평균 대출액은 약 1억5000만원이다.

전세대출은 보증기관의 보증을 기반으로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주택 보유자가 전세대출을 이용하면 보유 주택을 처분하지 않은 채 별도 거주지를 마련할 수 있다. 전세대출이 주택 보유와 전세 거주를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주거 레버리지’로 작동하는 것이다. 정부가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을 겨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해 보증기관을 통해 공급된 1주택자 전세대출은 9만 건을 넘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SGI서울보증 등 보증기관 3곳이 지난해 1주택자에게 내준 전세대출보증은 총 9만220건이었다. 이 가운데 수도권 전세 주택에 대한 보증은 6만4960건으로 전체의 72%를 차지했다. 1주택자의 전세대출 수요가 수도권 임대차 시장에 집중돼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5대 은행에서만 전세대출을 받은 수도권 1주택자가 상당 규모로 확인되면서, 이들이 금융당국의 우선 규제 검토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대출을 다른 거주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수도권 주택을 보유하는 투기 수단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수도권 1주택자의 전세대출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보유 주택의 실거주 이력이 있는지가 투기성 여부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같은 비거주 1주택자라도 과거 해당 주택에 실제 거주하다가 직장 이전, 가족 돌봄, 자녀 교육 때문에 일시적으로 다른 곳에 거주한 경우와 매입 이후 한 번도 거주하지 않은 채 세를 끼고 보유한 경우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보유 주택의 전입·전출 이력, 임대차계약 체결 시점, 대출 이용 사유 등을 종합해 투기성 여부를 따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비은행권 주택 관련 대출 늘어

정부로선 세입자가 있는 비거주 1주택자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주택 매도 길을 열어줬는데도 부동산 과열세가 꺾이지 않는 것은 부담이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 관련 대출 증가세가 다시 커지면서 올해 1분기 가계 빚 역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6년 1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9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14조원 늘어난 규모로, 2002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치다. 특히 주택 관련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등을 포함한 주택 관련 대출 잔액은 1178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8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축소되던 증가폭이 3개 분기 만에 다시 확대됐다.

은행권은 가계부채 관리 영향으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지만, 상호금융·저축은행·신협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 관련 대출은 10조6000억원 급증했다.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일부 주택 관련 대출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조미현/심성미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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