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21년만에 ‘긴급 조정권’ 법적 요건 검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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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안도 거부하고 “파업”]
1963년 도입 이후 단 4차례 발동… 30일간 파업 중지하고 복귀해야
단체행동권 제약 소지, 노동계 반발… 金총리 “파업 없게 끝까지 협상 지원”

12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삼성전자 사후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2026. 5. 12/뉴스1 황진중 기자

12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삼성전자 사후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2026. 5. 12/뉴스1 황진중 기자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할 최후 카드인 ‘긴급조정권’을 두고 정부가 물밑 작업에 착수했다. 1963년 제도 도입 이후 단 네 차례만 발동돼 선례가 많지 않은 데다 헌법에 보장된 단체행동권을 제한할 수 있어 법적인 발동 요건부터 검토하고 나섰다.

다만 정부는 노사 간 대화를 강조하며 막판 극적 타결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게 노사 간의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등도 연이어 대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 ‘긴급조정권’ 법적 요건 검토하며 물밑 작업

13일 정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삼성전자 노동조합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이 가능한지 법적 요건을 검토하고 있다. 긴급조정권은 ‘노조의 쟁의행위가 현저히 국민 경제를 해하거나 국민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을 때 노동부 장관이 행사할 수 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즉시 파업을 중지하고 현업에 복귀해야 한다. 이 같은 규정을 두고 노동계가 줄곧 반발해 온 데다 헌법상 단체행동권을 제약할 수 있어 노동부는 법률 자문 등을 통해 요건을 엄격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 즉시 시작되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도 함께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파업을 중단한 30일 동안 중노위는 조정에 착수하며 조정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중노위원장이 강제 중재안을 제시할 수 있다.

다만 긴급조정권은 일단 파업이 시작돼야 행사할 수 있어 21일 노조가 예고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파업 전에 충분히 준비 작업을 하고 파업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긴급조정에 회부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사례들도 모두 파업이 시작된 후 이뤄졌다. 1969년 대한조선공사 노조 파업은 78일, 1993년 현대차 파업은 34일, 2005년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 파업은 24일 만에 발동됐다. 가장 빨리 발동된 2005년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 때는 파업 시작 3일 10시간 만에 긴급조정이 공표됐다.

● 정부 “파업 절대 안 돼”, “대화 절실”
정부는 긴급조정을 검토하면서도 노사 간 대화와 파업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전자 파업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국민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의 중대성을 고려해 정부 차원에서 상황을 면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X(옛 트위터)에 “파업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어떠한 경우라도 원칙 있는 협상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도록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도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대화가 필요하다, 대화가 절실하다, 밤을 새워서라도 해야 한다”며 “분초를 쪼개서라도 양쪽을 조율하자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조를 향해선 “‘투명하게 공정하게’를 주장하는 노조도 공정이 어떤 것인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들도 정부의 긴급조정권 행사를 요청했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정부는 유례없는 국가적·경제적·산업적 위기를 고려해 긴급조정권 발동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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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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