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복원 카드로 개별 관광 검토
李대통령 주재 첫 NSC 뒤 본격 거론… 정부 “당장 관광보다 가능성 보는것”
김정은, 러 장관과 ‘원산 요트 회담’… ‘관광객 유치, 외화벌이’ 의도 노골화
개별 관광 文정부서 추진… 성사 안돼
다만 ‘적대적 2국가론’을 내건 북한의 대남 단절 상황이 지속되는 데다 미국과의 협의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고위 관계자도 “새 정부 들어 약간의 긴장 완화 조치에 북한이 일부 호응한 것일 뿐”이라며 “당장은 (개별 관광 재개가)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 “남북 소통 재개 대비해 여러 가능성 검토”
대통령실 등 정부는 1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 이후 북한 개별 관광 추진이 가능한지, 이를 위해 풀어야 할 조건이 무엇인지 등을 따져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시점은 예단할 수 없지만 향후 남북 관계가 풀릴 때를 대비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해 놓자는 차원인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남북 소통 채널 재가동이 우선순위”라고 전했다.정부 일각에선 향후 남북 관계 개선 여부에 따라 북한 개별 관광 카드가 남북의 이해가 합치되는 현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관광 사업 활성화 의지를 내비쳐 왔다. 이달 1일부터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가 개장해 일부 러시아 관광객을 받았고, 금강산은 13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향후 외국인 관광 추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1, 13일 방북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2박 3일 내내 원산에 머물며 김 위원장과 요트 회담을 한 것 역시 북한의 관광객 유치 의도가 노골화됐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개별 관광이 ‘벌크캐시(Bulk Cash·대량 현금)’ 이전 등을 금지한 대북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앞서 2020년 문재인 정부는 직전 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노딜’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과 남북 대화가 진척이 없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개별 관광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산가족의 금강산 및 개성 지역 방문, 우리 국민의 제3국을 통한 방북, 외국인 남북 연계 관광 등 허용을 추진한 것. 당시 문재인 정부는 북한 개별 관광이 우리 국민의 방북을 금지한 2010년 5·24 조치와 충돌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인도 지원, 사회문화 교류, 당국 간 회담 등 (방북 제한) 유연화 조치를 통해 방북이 이뤄져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개별 관광은 북한의 미호응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등으로 현실화되지 못했다.
● 트럼프 1기, 文정부 개별 관광 추진 반대 다만 대북 현금 유입을 봉쇄하는 조치를 중심으로 한 대북 제재와 개별 관광 추진이 배치될 소지가 있는 만큼 미국과의 협의가 필수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인 2020년 해리 해리스 당시 주한 미국대사는 “대북 제재 틀 내에서 여행은 인정된다”면서도 “여행자가 (북한에) 들고 가는 것 중 일부는 제재에 걸릴 수 있다. 추후 유엔이나 미국 독자 제재를 촉발시킬 오해를 피하기 위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 사건처럼 우리 국민에 대한 신변 안전보장 문제도 정부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 나온다.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개별 관광이 향후 북-미 대화 진전 상황과 맞물려 추진 가능한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0일 취임 당일 “그(김정은) 역시 나의 귀환을 반길 것”이라며 “그(김정은)는 해안가에 엄청난 콘도 역량(condo capabilities)을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를 설득하며 제재 완화를 통한 미국 투자로 원산에 대형 리조트를 건설할 수 있다는 제안을 전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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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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