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노곡동 침수사고 조사단 "직관로 막혀 배수 능력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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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침수된 대구 북구 노곡동 일대 모습. 사진=뉴스1

지난달 침수된 대구 북구 노곡동 일대 모습. 사진=뉴스1

지난달 발생한 대구 북구 노곡동 침수 사고의 주원인이 마을을 관통하는 직관로 수문 고장에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시는 민간 전문가를 포함한 조사단을 꾸려 2주간 조사한 결과 노곡동 침수 사고의 주요 원인이 이같이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직관로 수문은 평상시와 강우 초기 빗물을 금호강으로 직배수하기 위해 100% 개방되어 있어야 하지만, 당시 수문 고장으로 고작 3.18%(전체 2.5m 중 7.95㎝)만 열려 있어 배수 능력이 상실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수문은 지난 3월 고장났지만, 수리에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임시 고정한 채 방치됐다. 그 사이 수문은 더 닫히면서 폐쇄에 가까운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배수펌프에 유입된 쓰레기 등을 걸러내는 배수로 제진기도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직관로를 통해 배수돼야 할 물이 수문 고장으로 인해 제진기 입구로 유입됐고, 그 결과 제진기가 막히면서 즉각 가동되지 않았다.

지난 17일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 119구조대가 보트를 타고 인명 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7일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 119구조대가 보트를 타고 인명 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지대에 터널 형태로 만들어진 고지배수로 입구의 침사지 수문이 닫혀 있지 않은 점과 직관로 수문 외에도 게이트펌프(수문에 달린 펌프) 1개가 고장으로 철거된 점 등도 침수사고 원인으로 조사단은 분석했다.

침수피해방지를 위해 설치한 시설물 관리 주체가 대구시와 대구 북구로 나뉘어진 점도 운영 관리상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노곡동 침수사고 조사단 안승섭 단장은 침수 사고의 결정적 원인에 대해 "배수시설 관할 기관 간 의사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은 점과 관리체계가 일원화되지 않은 문제가 가장 크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배수 시설물 긴급안전 점검, 부유물 대량 유입 차단시설 설치, 현재 1명이 근무하는 펌프장 운영체계 개선 등을 단기 대책으로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침사지 우수 흐름 개선대책 수립, 노곡동 배수시설 운영관리 체계 일원화, 우회 배수시설 설치 등 방재시스템 보강·개선, 방재시설 통합관제시스템 체계화 등을 제안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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