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공익사업 수용 시 잔여지 개별 특성 반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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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공익사업으로 인해 토지 일부가 수용된 경우 잔여지에 대한 보상은 전체 토지의 평균 가격이 아니라 잔여지의 특성과 상황을 따져 별도로 계산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수용된 부분과 남은 땅의 용도나 위치 등이 다를 경우 평균 가격으로 계산하면 보상액이 지나치게 많아질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제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청을 상대로 주식회사 A가 제기한 손실보상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수용 전 전체 토지의 평균단가를 기준으로 잔여지 가격을 산정한 원심에는 법리 오해가 있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이 사건은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A사 소유 임야 중 일부가 공익사업으로 수용되면서 나머지 잔여지에 대한 손실보상 문제가 불거지며 시작됐다. A사는 “수용으로 인해 잔여지의 이용 및 접근 조건이 달라졌고 그로 인해 시세가 하락했다”며 손실보상을 청구했다. 반면 강남구청 측은 “잔여지 가격이 하락한 사실이 없다”며 맞섰다.

1심은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고, 2심은 매입으로 잔여지의 형상이 불리하게 변형돼 가치가 떨어졌다고 보고 손실보상금 약 9억 원을 추가로 인정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손실액 산정 기준으로 전체 토지의 수용 전 평균단가를 적용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잘못된 기준을 적용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용으로 편입된 토지와 잔여지의 용도나 활용 여건이 다르면 전체 평균단가로 계산할 경우 실제보다 보상금이 지나치게 많아질 수 있다”고 판시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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