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이적시장 소식에 정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21일(한국시간) “래시포드가 맨유의 공식 허가를 받은 뒤, 몇 시간 안에 바르셀로나 이적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출처|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 페이스북
누구에게나 자신과 유독 잘 맞는 때와 장소가 있다.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어떤 리그에서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지만, 또다른 리그에서는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경우가 있다.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부진했던 마커스 래시포드(28)가 FC바르셀로나(스페인)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이적이 거의 가까워졌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소식에 정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21일(한국시간) “래시포드가 맨유의 공식 허가를 받은 뒤, 몇 시간 안에 바르셀로나 이적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래시포드는 기복 있는 경기력과 부상, 그리고 팀 전술과의 부조화로 점점 ‘찬밥 신세’로 밀려났다. 2024~2025시즌 후반기를 임대로 떠난 애스턴 빌라(잉글랜드)에서도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마쳤고, 그동안 단골로 드나들었던 잉글랜드대표팀 소집에서도 제외되며 위상이 더욱 흔들렸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래시포드의 재능에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 한지 플릭 바르셀로나 감독(독일)이 직접 선수와 통화를 나누며 이적을 승인했고, 구단은 수개월 전부터 선수 측과 접촉해왔다. 단순한 ‘이름값’만을 보고 움직인 건 아니다. 바르셀로나는 왼쪽 윙어 부족 문제를 겪고 있으며, 동시에 폭발적인 돌파력과 유연한 포지션 전환이 가능한 래시포드 같은 유형의 선수를 물색했다.
이는 단순히 전술적 공백을 메우는 것을 넘어, ‘환경 변화’가 선수 부활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실제로 타 리그로 이적한 후 반등에 성공한 사례는 적지 않다.
안토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기회 부족과 불안한 경기력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렸지만, 지난 시즌 레알 베티스로 임대된 후 감각적인 패스와 측면 돌파로 자신을 증명했다. 사진출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대표적인 예가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브라이언 힐(24·스페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빠르고 강한 피지컬 환경에 고전하던 그는 세비야(스페인)로 돌아간 후 자신감 넘치는 드리블과 창의적인 움직임으로 팀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잡았다. 안토니(25·브라질) 역시 맨유에서 기회 부족과 불안한 경기력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렸지만, 지난 시즌 레알 베티스(스페인)로 임대된 후 감각적인 패스와 측면 돌파로 자신을 증명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리그 특성과 전술 환경에 따라 경기력 편차가 크다는 점이다. EPL의 강한 압박이 난무하는 축구보다 라리가의 세밀한 패싱 게임과 공간 활용이 더 적성에 맞는 유형의 선수들이다.
래시포드 역시 이와 같은 유형일 가능성이 크다. 경기 내외적인 심리적 압박, 맨유 팬들의 높은 기대치, 팀 내 경쟁 구조 등에서 벗어난다면 보다 자유로운 플레이가 가능할 수 있다. 여기에 바르셀로나의 확실한 신뢰와 선발 보장이 더해진다면, 그가 다시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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