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 입은 남성 등장…'광고 논란'에 재규어 CEO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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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재규어랜드로버 광고. 재규어랜드로버 광고 캡처. 사진= 연합뉴스

논란이 된 재규어랜드로버 광고. 재규어랜드로버 광고 캡처. 사진= 연합뉴스

성소수자(LGBTQ)를 옹호하는 듯한 동영상 광고로 논란을 일으킨 영국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랜드로버의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사임했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재규어랜드로버는 에이드리안 마델 CEO의 후임자로 모회사인 인도 타타모터스의 재무책임자인 PB 발라지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마델 CEO는 지난해 11월 '아무것도 모방하지 마라'란 슬로건의 브랜드 쇄신 광고를 선보인 뒤 논란에 휩싸였다. 30초 분량의 광고는 '활기 넘침을 창조하라', '생생하게 살아라', '평범함을 지워라', '틀을 깨라' 등의 문구를 차례로 선보인 뒤 끝난다.

광고에는 노랑, 오렌지 등의 의상을 입은 모델들도 눈길을 끈다. 재규어 브랜드의 자동차는 광고에 등장하지 않고 한 남성 모델은 드레스 차림에 망치를 들고나온다.

이 광고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공개된 지 24시간 만에 조회수가 4700만건을 넘어서며 폭발적인 반향을 불렀다. 일부 엑스 이용자들은 이 광고를 '버드라이트 2.0'으로 부르며 비판했다.

버드라이트 2.0은 세계 최대 맥주업체 버드라이트가 트랜스젠더 마케팅 논란으로 불매운동에 휘말렸던 사태가 재연됐다는 맥락의 작명으로 풀이된다.

버드라이트는 2023년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틱톡 인플루언서를 협찬했다가 보수층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 수익과 시장 점유율이 급감하는 경영 타격을 입었다.

보수 성향의 기업 활동가 로비 스타벅은 "광고를 보니 내 재규어를 팔고 싶어졌다. 심지어 재규어가 없는데도"라고 논평했다.

재규어는 또 이 광고 논란 직후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공개했다가 '핑크 배트모빌'(배트맨이 타는 차량)이라는 조롱에 시달리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논란에 가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에 올린 글에서 "재규어가 어리석고 심각하게 '워크'한 광고를 했다. 이건 완전한 실패작(TOTAL DISASTER)"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 회사 CEO가 불명예 속에 퇴임했고 그 회사는 완전한 혼란에 휩싸였다"며 "그런 수치스러운 광고를 본 뒤 누가 재규어를 사고 싶겠느냐"고 주장했다.

새 CEO로 임명된 발라지는 2017년부터 타타모터스의 비상임 이사로 일해온 인사이지만 모회사 임원이 재규어랜드로버의 CEO로 임명된 것은 타타가 2008년 재규어를 인수한 뒤 처음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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