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화폐 정책, 결제 효율성과 신용·익명성 사이 상충관계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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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최근 국내에서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등 디지털 화폐가 새로운 결제 시스템으로 떠오른 가운데 정책 수립 과정에서 결제 효율성과 신용공급, 개인정보 보호 사이의 상충관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사진=한국은행

1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마커스 브루너마이어 프린스턴대 교수의 ‘지급결제·신용·디지털화폐의 삼중 딜레마’ 논문에 따르면 디지털 화폐 체계에는 △효율적 지급결제 △효율적 신용공급 △개인정보 보호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의 상충 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디지털 결제시스템은 단순 지급수단을 넘어 신용평가와 대출 기능까지 결합된 새로운 핵심 금융 인프라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CBDC를 중심으로 도입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중국의 알리바바와 위챗 등 빅테크 플랫폼은 결제와 동시에 대출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브루너마이어 교수는 디지털 결제 시스템의 운영주체에 따른 상충관계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각각 제시했다. 우선 빅테크 플랫폼이 운영하는 형태에선 무담보 신용공급 확대가 주요 장점으로 꼽히지만, 독점과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플랫폼이 시장을 독점해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개인정보도 침해할 수 있어서다.

경쟁적 민간 결제시스템으로 운영될 경우 결제 효율성과 경쟁 촉진으로 거래비용이 감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차입자가 다른 플랫폼과 결제수단을 이용해 대출 상환을 회피할 디폴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익명성 중심의 디지털화폐 형태는 철저한 개인정보 보호라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거래 추적이 불가능해 대출 상환을 강제하기 어려워 신용 공급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단점도 거론된다. 현재 우리나라 내부에서 추진 중인 정부 중심 CBDC의 경우 안정적인 신용공급이 가능하나 과도한 감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제기된다.

이에 정책 수립 과정에서 각각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브루너마이어 교수는 “신용공급 확대와 경쟁촉진을 통한 거래비용 하락, 거래 익명성 보장은 모두 사회·경제적으로 중요한 가치이지만 이 사이에 상충관계가 존재한다”면서 “향후 CBDC와 공공 디지털 지급결제 시스템 설계 및 민간 지급결제 서비스 규제 정책 수립 과정에서 이러한 세가지 목적 간의 상충관계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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